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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Nov 07. 2022

'블러핑 전략' 위험한 걸까

살며 생각하며

블러핑은 "허풍 떤다, 허세 부린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협잡'에 가깝게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흔히 게임할 때 패가 안 좋은데 좋은 척 연기해서 상대를 기권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사마의 vs 제갈량" 전투가 블러핑 전술의 좋은 사례 아닐까 싶다. 서성 전투에서 사마의 15만 대군을 겨우 2,500 군사로 제갈량이 허세를 부렸으니 말이다.


기록을 보면 사마의는 오랫동안 제갈량이 어떻게 계략을 꾸미는지 꾸준히 봐왔기 때문에 제갈량이 보여준 허세가 블러핑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제갈량이 허세를 부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블러핑은 잘 사용하면 자신보다 높은 패를 가진 상대방으로 하여금 지레 겁먹고 기권시켜서 승리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허세에 넘어가지 않을 경우에는 레이스 한 만큼 털려 버리는 위험성이 높은 전략이다.


게임이론의 대가로 불리는 로버트 오먼 교수는 게임에서 최고의 전략 중 하나로 러핑을 꼽고 있다. 블러핑 전략은 단순히 포커 게임 같은 데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승부가 벌어지는 모든 곳에서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전략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요즘 북한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실험, 미사일 발사 같은 벼랑 끝 전술을 "블러핑 전략의 일환으로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덧붙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어준을 방치하는 걸 두고 한동훈 '차도살인' 전략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블러핑 전술 중 하나로 본다면 조금 억지스러운 걸까?


그래서인지 "영원한 적군, 아군이 없는 게 세상 이치, 특히 여의도 정치에서"라고 강조하시던 어느 선배 말씀이 새삼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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