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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말 '갑질 블랙홀' 일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더불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출동하는 닥터카를 이용한 갑질 문제로 논란이 되자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 신분으로 현장에 갔다"고 해명한 것 같다. 하지만 현장 출동 명단에 신 의원 이름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위원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국조위에서 자진 하차한 것 같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국민의 눈총 받을 것이 뻔한 닥터카를 마치 자신의 자가용처럼 이용했을까? 많이 궁금하다.


한시가 급한 참사현장에 동원되는 응급 차량을 이용했다는 건 어떤 해명을 해도 설득력 없다고 본다. 자기 은사 선생님이 "의사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그랬다"는 좀 어처구니없는 그녀의 해명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더구나 치과의사인 자신의 남편을 대동한 이유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80년생이라고 하면 소위 갑질 문화에서 벗어났을 세대 같은데 왜 그녀는 그러지 못했는지 안쓰런 생각마저 든다.


국회의원이라는 완장을 차게 되면 누구나 신 의원처럼 갑질에 무감각해지고 또 익숙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어쩌면 수백 가지나 되는 특권이 아마 초선 의원인 그녀조차 갑질 문화의 늪에 빠지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우리는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고개 숙이는 장면을 간혹 보게 된다. 그런데 고쳐지는 건 전혀 없다. 단지 구두선에 그치는 그들의 일방적인 성명이 잦다 보니 "정치인이 싫어요" 유튜버가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2022년이 곧 마무리된다. 제발 2023년부터는 이런 못된 행태를 서슴지 않는 선량이 없길 바라며 국회가 갑질의 블랙홀이라는 불명예에서 신속하게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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