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뺏기는 소중한 시간들
살며 생각하며
요즘 '4차 산업혁명, 상황 인지 기술 등' 첨단화로 무장한 기술 서적들이 시중에 넘치고 있다.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발사한 화성탐사선이 착륙해서 소식을 전한 건 오래전 일이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갈수록 정교한 기술로 무인화에 한층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21세기 시대에 "미국의 뉴요커들은 요즘에도 지하철에서 종이책과 신문을 읽는다"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네 지하철은 온통 의사들로 붐빈다"는 유머 스러 한 얘기가 들린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청진기와 비슷한 것을 귀에 꽂고 손가락으로 아주 스마트하게 안테나를 통해 세상을 진찰하고 있으니 말이다. '무가지'를 들고 지하철 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공간을 어느새 스마트폰이 비집고 들어와서 점령해 버린 것 같다.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이 정말 독서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책과 종이 신문을 읽는 이유가 독서를 사랑해서는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맨해튼 지하철에서는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독서와 친해진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그들도 지하철이 지상 구간으로 올라가는 순간 일제히 책을 덮고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고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부자들은 빈자로부터 직접 시간을 사기도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신 우리 시간을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이 공짜로 뺏어가는 것 같다. 더구나 비용도 우리가 지불하는 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내 데이터 활용비용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우리는 삼성, 애플 등이 만들어 놓은 촘촘한 전파 그물에 갇혀 카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로 시간을 뺏기고 있으며, 메시지가 오지 않는 시간은 게임 회사가 시간을 낚아채 간다. 그래서일까?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데 뛰어난 부자들이 스마트폰에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기 시작한 건 오래전 일이다.
부자들은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는데 반해 빈자들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왜냐하면, 부자나 권력자와 달리 사회적 약자는 중요한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의 타격이 너무 크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달콤하게 스마트폰을 우리에게 선물해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앙증맞은 전자제품이 책, 신문, 잡지 그리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나눠 쓰던 시간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점점 더 잠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카페에 모인 친구들이 그리고 집안에서도 말없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은 주변 어디서나 쉽게 목격되는 풍경이다. 이렇게 어디서나 쉽게 뺏기고 있는 우리 시간을 헐값으로 내다 팔지 않고 소중하게 지킬 방도는 정말 없는 걸까? 그러면서 필자는 지금 5호선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에 뺏기는 소중한 시간들' 글을 쓰고 있다.
'100세 인생'이라고 하지만, 85세 생존율이 겨우 15% 밖에 안된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스마트폰에 할애하던 시간을 조금 줄이고 친구와 가족과 책과 좀 더 친해지면 어떨까 싶다.
'느림보 여유를 가져보겠다'며 청산도, 장봉도를 찾아가듯이 '아날로그 감성'을 보탠다면 조금 더 낭만적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