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Oct 23. 2023
한 사람이 산 길을 헤매다 길을 잃었다. 해가 저물고 갑자기 눈보라까지 쳐서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을 때 저 멀리 작은 불빛이 보였다. 작은 초가집이었다.
눈을 떠보니 할머니가 간호를 해주고 계셨다. 그리고 눈보라가 그칠 때까지 며칠을 보냈다. 생명의 은인인 할머니께 어떻게 보답해 드릴까 생각하다 집을 보니 온통 구멍이 나 있는 게 아닌가.
눈보라가 끝나는 날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할머니! 이거 받으세요. 앞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실 겁니다" 하면서 백지수표를 드렸다. 그는 대기업의 회장이었다.
몇 년 후 할머니가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다시 산을 찾아 할머니가 사는 집을 찾았는데 집은 온통 구멍이 난 상태로 그대로인 채 할머니는 쓸쓸하게 홀로 죽어 있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방안을 쳐다보니 자신이 준 수표는 문의 구멍 난 곳에 붙어 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며 할머니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드렸다고 한다.
할머니 사례를 통해서 "아무리 귀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라는 걸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싶다.
아울러 '무지'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주는 공부 아닐까 싶다. 혹시 나 또한 살면서 할머니처럼 행동하는 경우는 없었는지 반추해 본다.
특히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내 방식대로의 배려가 때로는 상대방한테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