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설, 성동격서 일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얘기가 나오는 등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정치권이 설왕설래하면서 분주한 것 같다.


양향자, 금태섭 등 일부에서는 이미 신당 깃발을 들고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다. 그들이 어느 규모의 신당을 선 보일지 그리고 총선에서 영향력을 어느 정도 가질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만큼 정치 불신이 크다는 방증 아닐까 싶다.


이 와중에 여권의 반항아로 불리는 유승민,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며 연일 군불을 때고 있다. 무슨 의도인지 틈새에서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을 제명하자"는 다소 뜬금없는 주장마저 하고 있다.


이준석을 제명하면 "단기적으로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겠지만 곧 회복돼 상승할 것이다"라고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정작 이준석 자신도 모를 것 같은 안갯속 예측이지만 필자는 후자의 주장에 한 표다.


그렇다면 이준석 전 대표는 정말 국민의힘을 탈당해서 창당을 할까? 아니면 제명을 유도하고 있는 걸까? 만약 당을 떠난다면 순항할 수는 있는 걸까? 궁금하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지금 신당 운운하면서 애드벌룬 띄우는 것은 "나를 붙잡아 달라"는 신호음 아닐까 싶다. 필자 눈에는 "성동격서" 전략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지율 2, 3% 정도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별로 없고 자칫 한겨울 시베리아 벌판에서 길 잃은 양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영악하다고 하는 이준석이 선택할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만약 여당에서 이준석을 내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쩔 수 없이 신당 창당 또는 무소속 출마라는 길을 걷겠지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여당에서 그럴 명분은 만들어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요즘 이준석은 진퇴양난의 늪에 빠져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연일 목소리 톤 높여가면서 여당과 언론의 자기 우호 세력을 향해 계속 경고음과 구조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것 아닌가 싶다.


만약 이준석, 유승민을 중심으로 한 신당이 태동한다면 설사 당선은 어렵더라도 불과 2,000표 내외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수도권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낙선에 결정타를 날릴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을 참고한다.


한편으로는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실을 향해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배짱 정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총선에서 수도권 표의 향방과 과반 확보가 시급한 대통령의 심리를 너무 잘 읽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실의 이준석에 대한 대응이 많이 미숙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기시다'처럼 정적을 과감하게 포용하던지 아니면 '시진핑'처럼 단호하게 내치던지 했어야 하는데 어정쩡한 대응이 지금의 혼란을 초래한 것 같기 때문이다.


DJ가 JP한테 무려 50% 지분을 주면서까지 단일화했던 걸 참고한다면 지금 이준석 전 대표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있다고 본다. 총선에 이기겠다면 김한길, 김병준 같은 구시대 인물들 다시 소환하지 말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분 찾아보길 권유한다.


싸움닭처럼 변해 가는 이준석 전 대표가 많이 얄밉더라도 어쨌든 현 정권 창출에 나름 일조한 공을 평가해서 포용하는 아량을 가지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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