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Feb 20. 2024
'침묵'은 "아무 말하지 않고 잠잠히 있는 것 또는 그런 상태"라고 정의하지만 알고 보면 "침묵하는 것이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침묵이 언뜻 수동적인 행동 같아 보이지만 실은 훨씬 더 멀리 나가게 해주는 강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즉, 침묵이 의사소통을 중단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침묵은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본다. 또 침묵은 말이 없음을 나타내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가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침묵은 어떤 정보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상황을 명료하게 전달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침묵은 말보다 더 깊은 소통의 형태일 수 있다. 때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이 침묵 속에 담겨 있을 수 있다. 이는 침묵이 깊은 심리적 연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침묵은 존중과 자기 조절의 표현일 수도 있다. 특히 갈등이나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말을 재빨리 내뱉는 대신 침묵을 통해 상황을 진정시키고 고려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또 침묵은 종종 깊은 생각과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의 소음을 끄집어내고 자신의 내면에 깊이를 찾는 과정에서 침묵은 의미 부여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상황에서 침묵이 상대방과의 연결과 이해를 더 깊게 형성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공감하며 침묵 속에서 의미 있는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묵언은 입을 다무는 것을 뜻하고, 침묵은 하루 종일 많은 말을 하더라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잠시 소환해 본다.
'법정' 스님은 저서 '무소유'를 통해서 "침묵을 배경삼지 않은 말은 소음이나 다름없다" 말씀하고 계신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의 미덕인 인내심과 침묵, 이것이 건강을 위한 발걸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말을 해야 할 때 침묵한다는 건 비겁함 다름 아니다"라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이번 기회에 침묵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