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

살며 생각하며

요즘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의미한다.


그래서 '리플리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거짓이 탄로 날까 봐 불안해하는 단순 거짓말쟁이와 달리, 리플리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한 거짓말은 완전한 진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미국의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쓴 범죄 소설인 "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인 '리플리'의 이름에서 유래됐으며, '알랭 들롱'이 주연한 "태양은 가득히(1960년)"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라는 걸 참고한다.


리플리 증후군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7년 동국대학교 교수 임용 및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예일대 박사학위와 학력을 위조한 것이 보도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당시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 사건을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 빗대어 "재능 있는 S 씨(The Talented Ms.Shin)"로 표현했는데. 이 표현이 리플리 증후군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리플리 증후군은 보통 욕구 불만족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본인의 상습적인 거짓말을 진실인 것으로 믿게 되면 단순한 거짓말로 끝나지 않고 타인에게 심각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입힐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한테 명품백을 전달했다고 하는 최재영 목사가 어떤 프로에 나와서 자신과 김 여사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리플리 증후군이 있는 것 같다" 주장을 하고 있다.


스스로를 "정의의 사도"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 같기에 자기주장을 멈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 사람 주장이 맞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얘기가 세간에 나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필자도 그런 부류의 사람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한동안 업무관계로 가까이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이해 안 되는 언행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목사직분을 갖고 있으며 오랫동안 소외계층 돕기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하면서 "사회 공헌사업 하는데 도움 주면 좋겠다"고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대통령, 여러 국회의원, 도지사 등 나름 완장찬 인사들과 친밀감 있게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비롯해서 휴대폰에 저장한 수 십 년간 소외계층 돕기 행사 관련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봉사활동에 관해 설명한다.


필자가 불우이웃 돕기 관련해서 협조해 주기 위해 어떤 기관과 업무 협의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목사님한테서 리플리 증후군 현상을 보게 된다. 요즘 리플리 증후군이 부쩍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 걸 보면 삶의 고달픔 때문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따라서 리플리 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탓하지 말고 조용히 관계를 멀리하는 게 최선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병원 치료 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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