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거짓말

살며 생각하며

4.10 총선을 불과 2개월 남짓 남겨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제 비례대표 선거 규칙을 발표했다. 중차대한 비례대표 선거 규칙을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광주에서 그것도 이재명 대표 1인에 의해서 말이다.


민주당이 병립형과 준연동형 비례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기로 한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다"라고 주장한 것 같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고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했으며, 최근까지도 마치 병립형으로 회귀한'할 것처럼 강하게 시사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광주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 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를 한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면 사과를 백번 한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그가 사과하면서 한 주장은 코미디 다름 아니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 반대로 실패했으며, 거대 양당 중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칼 들고 덤비는 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 같다.


정말 우스운 일은 이 대표가 자신이 추진하는 창당은 위성정당이 아니라 '준'위성정당이라고 강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국민의힘이 만드는 위성정당은 강도가 든 칼이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합'위성정당은 그 칼에 맞서 방어하려는 준위성정당이라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하면서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다가, 이번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면서 향후 자신의 대선까지 고려해서 돌아선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로써 이재명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제 선택의 과정과 그 이유에 대해 또 한 번 거짓말을 한 것 같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조경태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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