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Feb 12. 2024
요즘 우리나라가 마치 풍전등화에 놓여 있던 위기의 선조 시대를 방불케 하는 것 같아 큰 걱정이다. 정치권이 국민은 뒷전이고 오직 정파 이익만을 위해 혈안 돼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침공하겠다"며 겁박하고 있고, 북한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은 이제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국가 관계"라며 대남기구를 폐지하는 등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입증이라도 하듯 김정은이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데, 요즘에는 핵탄두까지 실을 수 있는 계량화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전쟁을 언급하는 불편한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일본을 앞세워 옥죄어 오면서 북중러에 맞서야 하는 미국 전략으로 우리에게 동참을 강요하고 있어 일본 눈치까지 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 같다.
올해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이 확실하기에 동북아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시진핑이 만약에 미국과 물밑 거래를 통해 대만 접수 전략을 펼치고 북중러가 합세해서 공작을 병행한다면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위중한 시기임에도 -오로지 권력욕에 취해 적군이 쳐들어 온다고 아무리 호소를 해도- 서로 네 탓만 하던 조선시대 당파 싸움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싶다.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선조가 백성을 내 팽개치고 줄행랑칠 때 오죽했으면 백성들이 나서서 임금이 도망간 길을 표시하면서 까지 일본군이 선조를 추적하기 쉽도록 도왔을까 싶다.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엄청난 위험의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는 백척간두임에도 "우리와 상관없는 일"처럼 여기면서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
망망대해에서 구조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는 침몰하고 있는 선박에서 설사 내가 이긴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곧 같이 물속으로 가라앉을 텐데 말이다.
혹자는 물에 빠지면서 까지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는 게 정치인이라고 비판하는 데, 이것이 조선시대 남인과 서인, 노론과 소론이 편을 갈라 싸우던 것과 무엇이 다를까 싶다.
이러다 월남이 패망하듯 우리 또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외국의 전문가들은 작금의 국내 정치 상황이 해방 직후 상황과 비슷하다며 6.25 이후 가장 전쟁 위기가 심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 경제의 낙후성과 김정은 허세를 앞세우며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안보 위기에 한가한 선비 같은 얘기 아닌가 싶다.
만일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는 동과 서로 분단되면서 휴전하게 될 것 같고, 유럽연합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되고 미국은 중국 압박에 올인할 것 같다.
이런 지정학적인 대변혁의 위기 상황임에도 정치권이 '예송논쟁'을 연상케 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