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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r 03. 2024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

살며 생각하며

4.10 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공천을 통과한 후보들은 신발끈을 조이면서 자신의 관내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그들에게 요즘 하루는 너무 짧지 않나 싶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 여러 명이 이번 총선에서 여야로 나뉘어 각자 필승을 다짐하면서 "왜 '나'여야 하는가" 홍보하기에 바쁘다. 4년 농사 준비하는 그들한테 맞춤형 조언과 응원을  있다.


일전에 만났던 어떤 도 의원 부인이 자기 남편은 "일 년 700일 동안 술을 마신다"라고 하면서 정치가 뭣이 길레, 사람을 술독에 빠져 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소리를 들었다.


1년 700일 동안 술을 마신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점심에 소주 마시고 저녁에 또 맥주 들이켜니 그게 700일 아니고 뭐냐면서 눈을 흘긴다. 그러고 보니 그 후배 얼굴이 약간 거무스름한 것 같아, "혹시 간이 안 좋은가" 걱정이 된다.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누구나 "나는 반드시 당선된다"는 확실한 믿음과 신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기한테 유리한 경우의 수를 대입한다. 예를 들어, 투표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번에 나를 찍으러 나온다면? 심한 가상도 있다.


예비후보 기간에 소요되는 상당히 많은 비용은 오롯이 후보자가 감당해야 한다. 선뜻 후보로 나서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자칫하면 집안이 거덜 나기 때문에 가족의 반대가 심한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무소속으로 군수 출마하겠다며 선거사무실까지 준비했던 후보가 긴급하게 자문 요청해서 이번에는 군의원으로 출마하고 차기에 군수 출마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줬는데 지금 군수님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걸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정치는 허업(헛수고)이다" 주장했다. 오랫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계해 왔던 필자도 격하게 공감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 완장 차겠다"면서 혈안일까? 한번 정치 늪에 빠지면 탈출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 하는 데 말이다.


국회의원 3선을 역임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부인과 이혼하고 독거생활하면서 -정치권에 발디뎠던 걸- 많이 후회하는 지인을 보면서 "정치는 정말 허업일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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