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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Feb 29. 2024

아! 임종석 & 이낙연

살며 생각하며

더불어 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와중에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자신의 공천 재고를 요청하고 있지만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윤영찬 의원 탈당 만류 과정에서 폭음하면서 둘이 나눴다는 이재명 제거 관련 대화가 유출됐다는 것도 희한하지만, 그런 얘기를 전해 들은 이 대표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 같다. 특히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사람이 다시 등장해서 떼쓰는 것 같은 모습은 보는 이들을 웃프게 한다.


동교동계 막내로 불리는 설훈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독설을 퍼붓고, 홍영표 의원 등 여러 명의 의원이 자신의 공천 배제에 대해 울분을 토하고 있지만 해프닝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의 강한 반발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반응을 보면 차분하면서 오히려 즐기는 것 같은 인상마저 다. 낄낄거림 속에서 이 대표의 비정함과 전략가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어쩌면 이재명 대표는 언론의 확대 보도로 공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당원들은 별 동요 없이 조용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만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자신의 "공천 재고 요청"같은 좀스러운 주장 보다, "공천 관련 여론조사의 공정성 문제를 부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읊소를 통해 동정을 구하는 듯한 임종석의 협량 정치와 리더십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캐릭터, 그간의 언행 등을 보면 공천 칼자루를  어떤 행동을 취할지 정치에 관심 있는 국민이면 누구든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왜 정중동하고 있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당 내홍을 지적하는 기자를 향해 "민주당사 앞을 가 보세요" 발언하는 여유와 "야바위꾼의 공천" 등 온갖 공격에도 공천이 종료되면 모든 게 일단락될 거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설훈 의원 등이 탈당과 병행해서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걸 주저하고 '민주연합' 같은 무소속 연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은 이낙연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보여주는 한 단면 아닌가 싶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소위 친문 세력의 이탈에 민주당원들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행해온 그간의 언행과 괘를 같이 하지 않나 싶어 씁쓸함을 갖게 한다.


"공정과 상식"에 속했던 동료 의원들의 당내 민주화를 위한 투쟁적 목소리에 침묵하고 있다가 막상 자신들 공천에 불똥이 튀자 반발하는  보면서 당원들이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위기에서 사람의 진 면목을 보게 된다"는 속담과 경주 최부자집 사례를 소환하면서 6.25 전란 속에서 빨치산이 마을을 휩쓸고 다니며 살육하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살려 준 사람들이 있다는 건 평소 인심 덕분 아닌가 싶다.


이낙연 대표가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을 외치면서 이재명의 독선에 반발해서 탈당하는 의원들이 당연히 자신의 품에 들어올 것으로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이낙연 신당에 선뜻 참여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낙연 대표한테 묻고 싶다.


지금의 민주당 내홍을 들여다보면 "힘없는 사람의 자기주장에 그치는 찻잔 속 태풍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천과정이 마무리되고 본 선거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당내 이슈는  수면 아래로 잠수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이 양당 정치의 폐해를 우려하면서 제3 정당의 춣현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신생 정당 대표들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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