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r 08. 2024

갈라파고스 정당

살며 생각하며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제도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며,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식 명칭은 '콜론 제도'ㄱ다.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만든 뛰어난 상품이지만 자국 시장만을 생각한 표준과 규격을 사용하여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현상을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본의 전자 업체인 소니, 파나소닉의 몰락을 분석할 때 자주 언급되는 용어임을 참고한다.


민주당 박광온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61%)를 받았지만 경선에서 탈락하자 "민심과 동떨어진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민주당을 "갈라파고스 정당"이라고 호사가들이 입방아 찧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정치평론가는 수원의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박광온 의원의 경선 탈락을 두고 갑진년인 올 해를 빗대서 '갑진사화' 라며 비판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한다.


오죽했으면, 진보 매체인 한겨레신문에서조차 '이재명당'으로 바뀐 민주당을 걱정하면서 총선에서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설사 친명 일색으로 당을 바꾸더라도 이재명 대표를 끝까지 호위할 의원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이처럼 더불어 민주당이 민심을 외면하는 공천으로 인해 "나 홀로 정당" "갈라파고스 정당"이라며 비판받고 있는 것 같아 김대중 대통령과 오랜 기간 함께 했던 필자한테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윤석열 정권의 심판인가? 아니면 이재명 대표의 개인 사당화 완성인가?"


"힘을 가진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는 정당은 국민의 삶을 지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라며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주장하고 있다.


경선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데 대해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정말 공감받을 발언인지 묻고 싶다.


박용진 의원 말마따나 "국회의원한테도 이러한 상태인데, 하물며 힘없는 국민은 얼마나 우습게 볼지 걱정이 된다"는 점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하고 싶다.


해서, 더불어 민주당이 "갈라파고스 정당"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에서 탈출하고 신속히 제 궤도에 안착하길 기대한다.

작가의 이전글 불안 증후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