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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y 09. 2024

발효되는 사람

살며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면 썩는 음식과 발효되는 음식이 있듯이 발효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오래전 광주에서 있었던 실화 한토막을 소개해 본다.


소위 말빨 하면 누구한테 지지 않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한테 명문대 출신의 며느리가 들어오게 된 다. 동네 사람들은 "이제 며느리는 죽었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는 초장에 잡아야 한다"면서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려고 잔뜩 벼르면서 며느리가 하는 언행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면서 며느리의 반응을 보게 된다.


하지만 며느리는 그때마다 더욱 허리를 굽히면서 시어머니 발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게 아닌가? 뭔가 우쭐대든지 아니면 반항적 답변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결국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착함에 길들이는 걸 포기하고 며느리를 불러 곳간 열쇠를 주면서 "앞으로 우리 집 살림은 네가 알아서 하거라" 했다고 한다.


그렇다. 고개 숙이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치욕적인 감정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며느리는 과감하게 그런 언행을 했다고 한다.


K-접두어 붙은 명품 발효 단지 구축을 목표로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에서 전국 여러 곳의 땅 소유주들과 깊은 대화를 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병행해서 사람이 숙성하듯 "명품 발효단지와 ARC  Village"를 선보이기 위해 신발끈을 조이면서 고군분투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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