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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y 18. 2024

악마의 30초

살며 생각하며

우리가 살면서 가장 범하기 쉬운 것 중 하나를 찾는다면 어쩌면 "기분 나쁘다고 누군가를 찾아가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자신의 입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자신을 '얼음'이라 생각하고 단단하게 얼려서 "말을 하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하고 있으면 기분이 점차 정상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냉동법'이라 부른다.


그리고 "화를 불러오는 모든 행동은 대부분 화를 내기 시작한 처음 30초 내외에서 폭발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화가 난다고 TV 등 가전제품을 때려 부수거나 방에 불을 지르고 또 심지어 자기 부인을 때리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행위 등은 모두 화가 나기 시작한 처음 30초 내외에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악마의 30초"라고 부른다.


따라서 처음 분노가 폭발할 때 자신을 다스리고, 조금 있다가 냉정을 찾으면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화가 날 때 차라리 담배 피우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다른 방법에는 '전이법'이 있다. 마음이 불쾌해서 이를 조절할 수 없으면 바로 현장을 떠나서 환경을 바꾸어 가벼운 일을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또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방법이다. 의외로 효과가 좋다고 한다.


여기서 특히 유의할 점은 기분이 안 좋다고 절대로 말로 기분을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통쾌하고 기분이 풀리는 말도 시간이 지나면 제일 먼저 후회할 말이 될 수도 있음을 참고했으면 한다.


따라서 자신의 좋지 않은 기분을 관리할 수 있어야지 감정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좋은 사례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팽영'이 자신의 기분과 입을 관리하지 못해 크게 낭패당한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애초에 자기를 절제한 적도 자신을 돌이켜본 적도 없이, 마음속에 원망만을 품고 '마초'를 찾아가 큰 화를 초래할 말을 내뱉은 것이다.


팽영은 감옥에 갇히고서야 정신이 들어 자신이 커다란 문제를 일으킨 것을 알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미 내뱉은 말은 엎질러진 물처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팽영은 말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당초 왜 입을 다물지 못했을까? 이런 것을 두고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평가하는지도 모르겠.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사람들의 실패는 바로 입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음이 어지러울 때일수록 절대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음을 전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좋지 않은 기분을 처리하는 특별한 방법으로 '냉동법'과 '전이법'이 있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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