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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면규 칼럼니스트 Jun 08. 2024

결혼은 자전거 여행

살며 생각하며

초등학교 다닐 때쯤 되면 대부분 혼자서 자전거를 타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경우도 그때쯤 엿발 자전거 타기를 시작으로 자전거를 타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는 자전거 자체가 귀했고 요즘처럼 어린이용 자전거가 극히 귀했기에 성인용 자전거를 수밖에 없어 엿발 자전거를 탄 것 같다. 그러다 실력이 늘게 되면서 어른 흉내를 내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는 게 다반사였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읍내 중학교에 통학할 때쯤에는 핸들을 잡지 않는 등 폼 잡을 수 있는 정도까지 오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혼자 타는 자전거가 아니다. 둘이 협력해서 오르막에서 힘들다고 멈추지 말고 내리막 길에서 너무 달리지 않아야 한다.


오르막에서 힘들다고 멈추게 되면 뒤에 타고 있는 자식과 늙어가는 부모님이 같이 넘어지게 된다. 그리고 내리막 길에서 너무 빨리 달리게 되면 제어가 안되고 주변의 멋진 풍광도 스킵하게 된다.


따라서 결혼이라는 자전거는 쌍발 자전거로 부부가 반드시 '사랑'이라는 단어로 협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방적이게 되면 외발 자전거 신세로 금세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제자로부터 결혼식 주례를 부탁받고 문득 "결혼은 자전거로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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