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동양 최대 "아미타 대불"이 있다고 하는 홍천 연화사에 여행 겸해서 잠시 들렀다. 눈으로 직접 보면서 한적한 산골에 이런 거대한 불상이 세워져 있다는 게 정말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고즈넉한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연화사는 여행지로 추천할 만 장소 같다. 불상을 향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문득, 장독대에 정화수 떠 놓고 일본에 가 있던 아들의 안녕을 지극 정성으로 빌고 또 빌었다고 하시던 할머니 얼굴이 떠 오른다. 이런 정성이 기복이건 기도건 무슨 상관있을까?
'기도'와 '기복'은 모두 신이나 초월적인 존재에게 바라는 행위이지만, 그 목적과 태도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첫째, 기도
1. 개념 : 하느님, 부처님 혹은 초월적인 존재와 교감하거나 간구하는 행위이다.
2. 목적 : 단순한 소망을 넘어, 신앙적 교제나 정신적 안정, 감사, 회개, 인도 요청 등을 포함한다.
3. 예시
- "제게 힘을 주세요. 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 "제 선택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지혜를 주세요!"
둘째, 기복
1. 개념 : 신에게 복을 빌거나 현실적인 이익(재물, 건강, 성공 등)을 직접적으로 구하는 행위이다.
2. 목적 : 주로 개인의 행복과 이익을 위한 간구에 집중된다.
3. 예시
- "시험에 합격하게 해 주세요!"
- "돈을 많이 벌게 해 주세요!"
-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세요!"
셋째, 차이점 정리
1. 기도
- 목적 : 신과의 교제, 인도 요청 감사
- 태도 : 겸손, 신앙적 자세
- 내용 : 내면의 변화, 지혜, 감사
2. 기복
- 목적 : 복과 이익을 직접 구함
- 태도 : 조건부적인 신앙 경향
- 내용 : 물질적, 현실적 소망
즉, '기도'가 신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보다 포괄적인 행위라고 한다면, '기복'은 주로 개인의 행복과 이익을 위한 관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둘 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바람이지만, 종교적 관점에서는 기도 속에서 신의 뜻을 구하면서 내면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