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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순정 Mar 30. 2020

(코로나) 최강대국에서 먹고살기

쌀나라 역병 르포 -2

#1 코스트코는 전쟁터

 

   금요일 저녁, 처음 뉴스를 통해 워싱턴주 학교들이 '최소' 6주간의 휴교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든 생각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요, 두 녀석 홈스쿨링에 대한 걱정도 아니었다. 바로 먹을 걱정이었다.


"먹이를! 먹이를 구해야 한다! 어서 빨리!"


    남편 회사도 동시에 재택근무가 결정되었고, 당장 내일부터 4인 가족을 이끌고 끝을 기약할 수 없는 삼시세끼 전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가롭게 식료품 쇼핑할 시국은 절대 아니고,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데리고 있으면 혼자 마트 갈 짬도 나지 않을 테니 미리 최대한 식량을 구비해둬야 했다.  


     토요일 아침이 되자마자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신줏단지 모시듯 아껴뒀던 kf94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챙겨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코스트코를 향해 차를 몰았다. 문 여는 시간에 잽싸게 들어가서 많은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장을 보고 빠져나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주말 이른 시간인데도 평소와는 다르게 진입로에 차들이 너무 많았다. 개점 시간이 아직 십여분 남았는데... 무언가 이상했다. 주차장은 이미 꽉 차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주차 자리를 찾는 차들이 나가는 사람을 기다리려 여기저기 정차를 해 둔 바람에 차들이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잠시 고민하는 찰나에 쇼핑카트를 가득 채운 채 황급히 지나가는 중년 여성이 눈에 띄었다. 아직 문을 안 열었을 텐데 어떻게 장을 봤지? 의아했지만 이것저것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재빨리 그 차 옆에 정차를 하고 깜빡이를 켰다. 일종의 '찜'이다. 아주머니가 짐을 싣는 것을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장보기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마트 앞에는 빈 쇼핑카트를 쥔 사람들이 백 미터 이상 줄을 서 있었다. 개점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줄을 서니 예정보다 일찍 문을 열어준 듯했다. 더 서둘렀어야 했는데, 너무 여유를 부렸구나 자책하고 있는 사이 아주머니의 짐 싣기가 다 끝난 듯했다. 이게 뭔 일인가 싶어 멀뚱 거리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This is crazy."


     무사히 주차를 한 뒤 입구로 가보니 마트 직원들이 소독용 티슈로 일일이 카트 손잡이를 닦고 있었다.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다닐 정도로 위생관념이 너그러운(?) 이 나라에서 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5분 남짓 줄을 선 뒤 들어선 매장 안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사람에 치이고, 카트에 치이고, 자유롭게 카트를 끌고 다니기는커녕 이쪽 칸에서 저쪽 칸으로 이동도 줄을 서서 해야 할 지경이었다. (사실 금요일 저녁 양재 코스트코와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이 광활한 미국 땅에서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공간에서 이동이 여의치 않다 보니 장보기에도 전략이 필요했다. 카트를 군데군데 여유 있는 공간에 세워두고 몸만 잽싸게 움직이며 필요한 물건들을 품에 안고 와 카트에 담았다. 우유 아홉 팩, 계란 한 판, 아이들 먹을 식빵과 크로와상, 야채, 과일 서너 종류를 담다 보니 카트가 금방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꼭 사야 하는 것은 고기! 그런데 맙소사, 고기가 없다. 2주에 한 번, 장을 보러 올 때마다 사가는 우리 식구들의 단백질 공급원, 삼겹살과 립아이 스테이크가 모두 동이 나고 없었다. 고기는 일단 포기하고 급하게 쌀이 있는 쪽으로 카트를 밀었다. 전날 저녁 밥하면서 쌀통 바닥 긁는 소리를  들은 터라 쌀만큼은 꼭 사야만 했다. 다행히 쌀은 몇 포대 남아 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생수와 휴지가 놓여있는 통로는 몰려든 사람들과 쇼핑카트가 뒤엉켜 더욱 엉망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일 년을 가도 못 쓸 듯한 커다란 묶음의 휴지들을 두세 개씩 켜켜이 쌓는 사람들을 보며 전쟁이라도 난 것인가 싶었다. 휴지를 저리 많이 사갈 필요가 있을까? 미국 사람들은 집에 비데 설치를 잘 안 하나?


 

#2 배달도 하늘의 별따기


    삼식이들과 집안에 갇혀 대환장파티를 하고 있는 동안 지역의 COVID-19 감염 상황은 매우 심각해졌다. 순식간에 확진자수가 천 명, 이 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급증하자 급기야 주지사가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주민들에게 자택격리 명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지역 감염 확산은 무서웠다. 이제는 더 이상 마트도 갈 수가 없었다. 항암 치료를 받고 있어 가뜩이나 면역력도 낮은데 남편과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의지할 이 하나 없는 이국 땅에서 치료제 없고 치명률 높은 전염병에 걸리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성인 둘과 어린이 둘이 삼시 세 끼에 간식까지 먹어대니 목숨 걸고 코스트코에서 사 온 식료품으로 채웠던 냉장고는 서서히 비어가기 시작했다. 우유와 계란이 거의 떨어져 가자 그동안 미국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온라인 장보기를 시도하기로 했다. 이곳은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의 본거지인 시애틀 아닌가! 아마존에 로그인할 때마다 두 시간 만에 배달해줄테니 식료품 사라고 팝업을 막 띄우며 성화하던 것이 생각났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구나. 왜 이런 간편한 방법을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마존 식료품 배달 서비스_아마존 프레쉬

    아마존에 로그인 한 뒤 식료품 쇼핑 페이지인 '아마존 프레쉬'라고 표시된 탭을 클릭했다. 각종 야채와 고기, 유제품까지, 마트에서 사고자 했던 모든 물건이 진열대 위에 놓인 것처럼 컴퓨터 화면에 표시됐다. 필요한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것도 쇼핑이라고, 이것저것 비교하고 고르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다. 결제를 하려고 '주문' 버튼을 눌렀는데, 아뿔싸! 배송 불가란다. 내일, 내일모레, 그다음 날. 세 개 날짜를 고를 수 있게 버튼이 생겼는데 모두 다 '이용불가'다. 물건 담기 전에 배송 불가라고 알려주기라도 하던가! 몹시 약이 올랐다.  


    혹시나 싶어 아이들을 보고 집안들을 하는 도중 짬짬이 접속해 주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계속 "Not available"이라는 글자만 나타날 뿐이었다. 내일이나 모레 남편을 완전무장시켜 마트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들어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시도를 해 보려고 휴대폰을 들었다. 기적적으로 주문 가능 시간이 열렸다. 내일, 모레는 여전히 불가이고, 3일 뒤 오후 2시 이후부터의 배송 자리가 비어있었다. 재빨리 두시를 누르고 결제를 진행했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신용카드 번호를 넣는 사이 2시, 3시는 이미 마감이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다 두근두근 했다. 결국 성공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 휴대폰을 들여다본 끝에 사흘 뒤에 겨우 식료품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3 미국도 배달음식 있어요 (비싸서 그렇지...)


   한 달 전만 해도 코로나 안 퍼진 미국으로 빨리 가서 다행이라고 안도해주던 한국의 가족들은 이제 미국이 확진자 수 전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사회 감염이 심각해지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에 갇혀서 어떻게 지내냐, 애들은 잘 있고?"

"애들이야 잘 있지, 어린이집도 안 가고 하루 종일 노느라 신났지. 나는 죽을 맛이고 ㅎㅎㅎ"

"아무 데도 나가지 말고 집에 가만히 들어앉아 있어."

"알았어 엄마, 아무 데도 안 나가"

"밥 해먹이려면 고생이겠다. 거기는 배달음식도 없잖아? 피자 같은 거밖에"

"아냐 엄마 여기도 배달음식 있어. 오! 말 나온 김에 좀 시켜봐야겠다!"


    자택격리가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삼시세끼 밥 차려대는 게 힘들기도 하거니와 나 스스로 내가 한 밥에 질려가기 시작했다. '외식' 이, '남이 해준 밥' 이 절실했다. 세계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에서 음식 배달을 한다는 것은 광고 등을 통해 접하여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용해본 적은 없었다. 이용료가 한국의 배달 팁 1-2천 원과는 비교가 안 되게 비쌀 것이 분명했으므로 사용하지 않았던 건데 이제는 배달료가 문제가 아니었다. 남이 해준 음식으로 쉬어가기가 절실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 '우버 이츠'를 검색해 스마트폰에 설치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배달비 면제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로컬 레스토랑(자택격리 명령과 함께 모든 식음료 매장 영업이 금지되어 배달과 투고 서비스만 가능하다)을 돕기 위한 이벤트인 듯했다. 우버 차량을 이용할 때 사용하던 계정을 이용해 간편하게 로그인을 하고 배달음식 쇼핑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평소 자주 이용하던 인근의 식당들을 거의 모두 이용 가능했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짬뽕 맛이 낫다며 칭송을 하던 (한국식) 중국집을 리스트에서 발견하고는 짬뽕과 볶음밥, 탕수육을 주문했다. 배달비는 0원이라니까 기사 팁만 주면 되겠구나 생각하며 결제를 진행했더니 배달비는 0인데 서비스료가 따로 붙는다. 기사 팁까지 합하면 음식값에 더해 10달러 정도가 더 추가되는 셈. 뭔가 황당했지만 식당에서 먹어도 어차피 그만큼 팁으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니 복잡하게 따지지 않고 그냥 시켜먹기로 한다.

우버이츠 이용료

    가격은 사악하지만 만족도는 '배민'이나 '요기요' 보다 월등했다. 이미 검증된 로컬 식당들을 대부분 이용 가능했고, 음식이 준비되고 배달이 개시되는 과정이 앱을 통해 공유된다. 기사가 배달을 시작한 뒤부터는 분 단위로 배달 예상시간을 제공하고 지도를 통해 차량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평소 우버나 카카오 택시 이용할 때처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항상 직접 받았으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문 앞에 두고 가기' 옵션을 선택했다. 앱에서 음식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표시되고, 흰색 프리우스 차량이 집 앞에 멈춰서는 것이 창 밖으로 보였다. 마스크에 위생장갑을 낀 청년이 음식을 문 앞에 두고 갔다.


    미국 집으로 돌아온 지 한 달만의 외(부식당에서 조달한 음)식이었다. 처음으로 이용한 우버 이츠는 만족도가 꽤 높았고, 앞으로도 종종 이용하게 될 듯하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워진 자영업자들도 살리고, 내 멘털도 살리고.


#4 드라이브-인 마트 픽업


    삼 일 전에 주문한 장바구니가 드디어 도착했다. 주문할 때 선택한 대로, 우버 기사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배달원도 벨을 누르지 않고 현관문 앞에 물건을 두고 갔다. 장갑을 끼고 알코올 90% 스프레이를 들고 현관문 밖으로 나가 밖에서 봉투를 열었다. 하나하나 꺼내어 알코올을 뿌리고 집 안으로 들였다. 포장재와 사용한 장갑은 바로 집 밖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들어와 손을 다시 한번 씻은 뒤, 그사이 알코올이 마른 물건들을 주방으로 들여와 정리했다. 꼭 필요했던 달걀과 우유를 먼저 확인한 뒤 다른 물건들도 냉장고와 팬트리에 정리해 넣었다.


    그런데 시키지 않은 '생'닭날개 한 봉지가 눈에 띄었다. 배달이 잘못되었나? 의아해하며 찬찬히 살펴봤더니 주문했던 냉동 핫윙이 없다. 주문한 상품이 품절되면 임의로 대체하는 옵션을 체크했더니 세상에 냉동닭 대신 생닭을 사 온 것이었다. 얼려두었다가 나중에 핫소스 찍어 먹으면 큰 차이 없겠지. 컴플레인 안 하고 그냥 사다준대로 먹기로 한다. 배달받은 게 감지덕지다.


    주문을 급하게 했더니 사야 할 것들을 많이 빼먹었다. 팬트리와 냉장고를 정리하다 보니 케첩과 시리얼, 스파게티 소스가 똑 떨어졌는데 미처 주문을 못 한 것이 눈에 띈다. 암 투병하느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애정 하던) 술을 끊은 뒤 하루에 두세 캔 씩 마셔대는 탄산수도 동이 났다. 이번에는 마트 픽업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세제나 실온 보관 음식 등의 생필품은 이전부터 가끔씩 주문, 결제를 미리 해두고 다음날 고객센터에서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곤 했다. 오랜만에 마트 앱에 접속했더니 이전에는 없었던 'drive-in' 픽업 옵션이 눈에 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 트루처럼 차에 탄 채로 물건을 받는 시스템인 듯했다. 원래 남편을 보내려고 했으나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고 어떤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여 직접 픽업에 나섰다.


    주문 시에 차량 정보를 입력하고, 집을 나서면서 주문 페이지에 이미 생성된 'On my way' 버튼을 눌렀다. 매장 정문 앞에 위치한 'drive-in' 표지판 바로 옆에 차를 주차해달라는 안내 메시지가 뜬다. 마트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표지판 주위로 1번에서 6번까지 쓰인 픽업 주차장이 지정돼 있었다. 픽업 주차장은 아무 차량 없이 비어 있었고, 2번 자리에 차를 댔다. '도착' 버튼을 누르려고 휴대폰을 집어 드는 순간 누군가 "똑똑" 창문을 두드린다. 20대쯤으로 되어 보이는 금발의 젊은 여자가 쇼핑 카트를 들고 서 있다. 신분증을 달라고 할 듯하여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려는데 앱으로 바코드만 보여주만 된단다. 나는 창문 너머로 팔을 길게 뻗어 휴대폰을 내밀었고, 그녀도 멀찌감치 서서 바코드를 찍은 뒤 물어본다.


"Do you want me to put these bags in your car?" (차에다 실어줄까요?)

"No thanks, I'll do that." (아니요, 제가 할게요)


    가지고 나온 것도 감사한데 차에다 실어주기까지 한다니! 감동스러웠지만 모르는 이의 손길이 차에 닿는 것도 조심스러워 직접 싣는다고 했다. 직원은 물건을 싣기 좋게 카트 위치를 조금 옮겨 주고는 6 feet의 거리를 유지하며 내가 짐을 다 올리기를 기다려줬다. 바코드를 찍고 주차장에서 물건을 차에 싣는, 매일같이 이뤄지던 흔하디 흔한 행위일 뿐인데 이렇게 조심스러워야 하다니, 무언가 서글펐다.


"Thanks, have a good one."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짐을 다 싣고 차에 타며 인사를 건네자 그녀가 대답한다.

"You too, stay safe." (당신도요. 안전하게 잘 지내시길)



#5 그리고 그 다음


    삼시세끼 전쟁이 시작된 지 만 삼 주. 사회도, 나도 어느덧 현실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아이들은 우유를 남기는 행위를 금지당했다. 필요할 때 당장 나가서 사 올 수가 없기 때문에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나는 수시로 식료품 재고를 파악해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아마존 프레쉬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배송받고자 하는 날의 사흘 전 자정이 되자마자 (보통은 우유나 계란이 떨어지기 사흘 전) 주문을 실행한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사흘 뒤 오후에는 식료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마트에도 새로운 규칙들이 생겨났다. 매장 안에서의 '거리두기'를 위해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들어가기까지 줄을 서서 좀 기다려야 하긴 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쇼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계산대마다 직원들이 배치돼 줄을 서는 동안에도 거리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휴지와 생수, 쌀 등 대표적인 사재기 품목들은 1인당 1개나 2개 이하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고, 이미 사재기한 물품의 반품도 금지됐다.(쌤통이다) 이런 규제 덕에 이제 많은 수의 식료품점과 마트에서 물건이 동나는 사태는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영업시간도 조정되었다. 8시에서 9시 사이로 폐점 시간을 앞당기고, 대신 아침에 일찍 문을 열어 노약자들만 입장할 수 있는 특별 쇼핑 시간을 운영한다. 노약자들에게 안전하게, 우선적으로 식료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 모든 것들이 잠깐 참고 견뎌내면 지나가버릴 소나기일까, 아니면 앞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지속해야 할 "New normal" 일까. 어느 쪽이든 간에, 일단 식량을 구하고 먹는 행위는 지금 이순간, 가장 소중하다. 잘 먹는것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되기도 전에 굶어 죽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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