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살이에는 3대 복이 있다

동남아 해외살이 일상

by Indah



재미 삼아 쓰는 최악의 첫 상주도우미 썰


여기 오래 산 분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 중, 인도네시아 사는데 3대 복이라 불리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그 세 가지는 사는 집, 상주 도우미, 기사이다.


제목에 동남아라고 썼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


처음에는 그게 무슨 3대 복씩이나 되나 했는데 4년 차가 되어 살아보니 조금은 공감이 간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아파트가 있긴 하지만 주로 주택단지가 대다수라 깨끗하고 살만한 집을 만나는 것도 운의 영역이다.


내 입맛대로 집을 지어 살지 않는 이상, 주택이라 노후관리가 쉽지 않다 보니 적당한 집을 잘 골라 자주 이사하지 않고 사는 것도 복이라고 하나보다. ​


인도네시아 집은 대부분 상주 도우미가 지내는 공간이 따로 있다. 주로 집 마당 같은 공간에 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요즘은 출퇴근 파출부를 쓰는 것이 더 대중적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상주 도우미를 쓰는 것이 더 흔한 일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괜찮은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복이다. 도둑질하는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 일 제대로 안 하는 사람 등 별의별 사람이 다 있기 때문에 이것도 운이 좀 따라줘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구했던 첫 상주도우미는 아마 평생 못 잊지 싶다. 현지인들에게는 종교적으로 큰 행사이자 휴일이었던 시기라 급하게 구한 사람이었다.


그때 아기가 너무 어려 유모는 안 쓰더라도 집안일은 도움받자 해서 구했는데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위생 개념 없고, 예의 없고, 상식 밖으로 행동하는 것도 참아주기 힘들었는데 어느 날 빨래한 아기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워낙 어딘가에서 태우는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라, 빨래 널어놓는 곳에서 담배 피우냐고 물었을 때 절대 아니라고 해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넘어간 적이 있었다. ​


같이 생활하다 도저히 우리와 안 맞는 것 같아 내보내고 난 후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 집으로 물 배달하던 남자와 바람나서 새벽마다 자기 방에 들였고 결론은 담배 냄새가 맞았다.


내보내고 난 후 청소하는데 침대 밑에 없던 담배꽁초가 많이 쌓여있었고, 이러한 사정이 있으니 아내가 번 돈 본인한테 보내라는 그 사람 남편의 연락 덕분에 알게 되었다. ​


공간이 애매하게 분리되어 있고 드나들 수 있는 뒷문도 있다 보니 가능한 일이었다. 더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집에 한밤 중 낯선 사람이 들락거린 것은 사실이라 생각하면 소름 끼친다.


뭔가 이상할 때 내보낼걸 후회되고 분하지만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뿐, 뻔뻔함을 이기기가 어렵다. 이것은 살아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시부모님은 예전에 집에서 한밤중 물 마시러 나왔다가 누군가 급하게 담 넘는 것을 봤고 다음날 상주 도우미에게 얘기하니 귀신이라고 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상주도우미 방에 신발이 자그마치 12켤레였다. 본인 자식부터 친척들까지 온 가족이 그 작은 방에 드나들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겪은 일이 흔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일도 아니라서 아예 열쇠를 안주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인데 제대로 당했다.

기사는 안 써봐서 모르겠으나 돈 관련해서 거짓말하고 치사하게 구는 사람들의 일화를 많이 듣다 보니 잘못 만나면 돈 주고 쓰면서도 스트레스받을 것 같다. ​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집에서 일하는 두 번째 사람은 정직하고 착하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려 하며 잘 지내고 있다. 같이 산지 일 년 정도 되었는데 아이도 언니를 잘 따르고 좋아한다.

그러니 이것이 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곳 사람들을 보면 잘 웃고 순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어디에나 몇몇 물 흐리는 사람들은 있는 거니까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다행히 우리는 감사하게도 살고 있는 집과 상주 도우미까지 2대 복은 받은 것 같다.


주변에 들어보면 별의별 일화가 다 있다. 라디오에 사연 보내면 코미디일 것 같은 이야기들 까지도.


이 또한 한국에서 쉽게 겪지 못하는 경험이자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냥 웃어넘겨야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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