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동남아 해외살이
주택 살이의 장단점
퇴사 후 동남아로 이사와 잠깐이지만 아파트에 살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주택에서 사는 게 더 나을 듯하여 주택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단독 주택에서 사는 것이 흔치는 않아 주택에서 살아보고 싶기도 했다.
보통 주재원으로 온 젊은 사람들은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아파트 선택지가 많지 않은 편이라 주택에도 많이들 살고 있다.
가끔 여기가 한국인지 인도네시아인지 별 생각이 없어질 때가 있다. 아마 나가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가끔 집에 가만히 있을 때면 한적한 시골마을에 산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다.
처음 하는 단독 주택 살이다보니 생활하는 동안 느껴지는 장단점이 명확했다.
먼저 장점 중 하나는 주택이라 생활공간이 넓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 크기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아기 짐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우리 집 물건의 80% 이상이 아이 것인 듯하다. 1층이 넓은 덕분에 아이 놀이방부터 거실까지 큰 짐 가득가득 놓아도 공간이 넉넉해서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조경도 잘되어있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지만 이 동네 있는 아파트는 수영장 제외하고는 산책할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다.
그나마 주택단지를 살다 보니 선선한 오후에 애기 데리고 산책도 하고 꽃나무 구경하고 새소리도 듣고 가끔 하늘도 보고 여유를 느끼고 있다.
집집마다 생긴 모습도 다르고 심어놓은 나무, 기르는 동물들도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오후쯤 되면 저녁 먹기 전 바깥으로 놀러 나온 아이들 소리, 가족끼리 산책하는 모습 등. 가끔 동네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던 어릴 때가 생각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이웃집 얼굴 보기도 어려웠는데 이곳에서는 현지인 분들이지만 가끔은 짧은 대화도 나누고, 앞집 옆집은 마주치면 인사하고 지내고 있다.
이렇게 여유를 느끼면서 한국에서 살 때보다 마음이 좀 차분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이한테도 좋은 환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단점은 주택살이가 모두 그러하듯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노후화가 심하다 보니 고르고 고른 집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이사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뭔가를 고치고 있다.
에어컨, 전기, 필터, 하수구, 누수 등등 하나 고치면 또 다른 하나가 문제의 반복이다.
또 하나의 고충은 벌레인데 한국과 차원이 다른 종류의 벌레들이다.
특히 작은 도마뱀 같이 생긴 찌짝이라는 것이 바퀴벌레 보다 많이 보인다.
고층 아파트에도 있기 때문에 어느 집이나 같이 살아야 되는 것 중 하나다. 사람을 빠르게 잘 피하긴 하지만 갑자기 출몰할 때마다 여간 놀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귀엽다고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저 멀리 있는 것만 봐도 소름 끼친다. 집에 온갖 구멍과 틈새를 다 막아도 어디선가 들어오는 찌짝.
바퀴벌레 크기는 왜 이렇게 크고 개미는 왜 떼로 올라오는 것인지..!
그 외에 별 희한하게 생긴 벌레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 정도는 이제 파리채만 있으면 무엇이든 죽일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서 생활하다가 오랜만에 한국에 가면 벌레 없는 쾌적한 환경과 수돗물만 키면 나오는 깨끗한 물이 새삼 감동이다.
아파트나 주택이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 가능한 곳을 선택해서 사는 듯하다.
주택에서 사는 불편한 점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 웬만한 것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이렇게 점점 경험치가 쌓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