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살이 4년 차쯤 한 번 올 거야, 정말 왔네

퇴사 후 동남아 해외살이

by Indah



3,4년 차에 겪는 또 한 번의 고비, 권태 지옥


해외에서 살다 보면 3,4년 차쯤

한 번의 고비가 온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왔다.

왔는데 세게 왔다.


얼마 전 한국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와서일까?

인니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사실 한국에 내 영혼을 두고 온 것 같았다.


나의 이런 해외 살이 권태로움은

작고 이상한 것에서 트리거가 되어 괴롭혔는데,

그것은 ‘어디서 탄내안나?’였다.


어딘가에서 집으로 새어 들어오는 탄내 때문에

해외 생활 다 접고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누가 믿어줄까?


붕 뜬 마음으로 버텨보려던 내 일상에

밤마다 어딘가에서 틈새를 뚫고 들어오는 탄내가

누워있다가도, 쉬다가도, 자다가도

나를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 나라는 왜 아무 데서나

시도 때도 없이 태우는 거야?

왜 이렇게 화가 나지? 하며 며칠을 속앓이 하다가

내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혹시 이것이 3-4년 차에

한 번 온다는 그것인가 싶었다.

작은 거에 예민해지고 다 싫어지는 걸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차피 돌아갈 이유도, 용기도 없다.

아직은 아니잖아 하며 다시 마음을 고쳐먹어야 했다.

다시 괜찮아진 지금 까지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이 있는데,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여기서 살고 있는 이유는 나의 선택이라는 것.

내가 그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남편도,

아이도,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 선택이고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선택권이 나에게 있어

하는 순간 이곳은 감옥이 아니게 된다.


두 번째,

힘든 감정을 혼자 썩히지 말 것.

나는 이러쿵저러쿵 내 속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이 너무 힘들 땐,

가장 가깝고 나를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글로 쓰면서라도 감정을 말로 풀어내야

속앓이를 덜 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남편과 대화하고

혼자서 글로도 적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남편도 나와 똑같은 생각,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나 혼자만 이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가 위로가 되었다.


세 번째,

한국에 발하나 걸쳐놓기.

그렇게 한국이 좋고 돌아가고 싶으면

발하나 걸쳐 놓으면 되는 것 아닌가.

앞으로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돌아가야 한다면 더 빨리 가기 위해서라도

그때를 위한 목표치를 만들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럼 내가 버텨야만 하는 이 상황이 과정이 될 테니.


네 번째,

이곳 일상이 나를 위협하게 두지 않기.

내가 평소 불만인 것들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집에 있으니 나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고,

가정보육을 하니 내가 직접 책도 읽어주고

건강한 음식도 먹일 수 있다.

시골 같은 동네에 사니까 쓸 곳이 없어서라도

돈이 모인다. 등등

스트레스받는 이 상황을 내가 역으로

최대한 활용해 주마라고 생각하니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누그러진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의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불편한 것이다.

내 삶을 여기서 포기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 중에 하나일 뿐이다.


이런 생각들을 혼자 정리하고,

가까운이와 대화하면서

위로받고 점점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해외 생활 연차마다 한 번씩 오는 고비라는데..

한국 다녀온 직후 비교하며 마음고생도 했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번 고비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었다.


벌써 25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남은 올 한 해의 동남아 생활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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