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해외살이 일상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
인도네시아 외곽 소도시에서 4년간 주택살이를 하다 수도 자카르타로 이사 온 지 한 달이 되었다.
도시별 인프라 격차가 큰 나라다 보니, 창밖으로 보이는 우뚝 선 고층 건물들이 아직은 낯설다.
아기가 아주 어릴 때는 집 안에서만 하는 육아도 버틸만했지만 유치원 입학 시기와 각종 편의, 그리고 우리의 다음 계획을 위해 결국 이사를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도시 아파트 생활.. 정말 좋다!
쾌적함부터 다른 아파트 생활
아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다 보니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쾌적함'이다.
아파트는 청결, 방역,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돌아가서 전체적인 생활환경이 훨씬 깔끔하다.
주택에 살 때는 현관문만 열어도 모기가 달라붙어 오고, 온갖 구멍으로 정체 모를 벌레들이 들어왔다. 도마뱀 같은 찌짝과의 전쟁은 일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모기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쾌적하다.. 쾌적해..!!
달라진 아이의 일상
가장 만족하는 변화는 아이의 일상 루틴이다.
이전에는 동네 키즈카페를 제외하면 야외에서 뛰어놀 공간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파트에 오니 관리가 잘 된 산책로, 공원, 키즈룸이 있어 아이에게 ’ 밖에서 노는 시간‘이 생겼다.
특히 오후에는 또래 아이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이사하길 잘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한국과 전혀 다른 육아 풍경
처음 2주간은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갔지만, 지금은 집에서 아이 봐주는 언니와 둘이 나간다.
이곳은 엄마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유모와 함께 나왔다.
그래서 유모들의 무리가 곧 아이들의 무리가 되는 구조다.
엄마가 옆에 있는 게 오히려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방해가 된다는 걸 느꼈다.
역시나 엄마가 빠져주니 금방 매일 보는 친구들과 놀고 오는 것이 즐거운 루틴이 되었다.
인프라의 격차
아이가 아파 한인병원에 가려면 예전에는 왕복 2-3시간은 기본이었다.
지금은 차로 10분이면 한인병원, 한인마트, 몰, 한식당 등 모든 곳을 갈 수 있다.
입지가 왜 중요한지 다시 느끼는 부분이다.
단점이 있다면 역시 '교통'
자카르타 아파트 생활은 좀 더 편하고 육아의 질도 올라갔다. 처음부터 이렇게 시작했다면 크게 못 느꼈을 변화다.
단점이 있다면 악명 높은 자카르타 교통체증이다.
거리가 가까워도 시간 예측이 어렵고 직접 겪어보니 더 심각했다.
아파트가 몰 연결 여부나 아이 학교나 직장 거리 같은 기준이 왜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결론은, 이사하길 정말 잘했다.
이곳으로 이사한 뒤 삶의 만족도가 확실히 올라갔다.
4년간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도 든다.
처음부터 자카르타에서 시작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감사함이기도 하다.
아이 유치원 입학과 여러 변화들을 앞두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우리 힘으로 하나씩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오는 지금이 참 감사하다.
4년간 익숙했던 곳을 떠나 아직은 낯선 이곳에서도, 지금까지 그랬듯 한 단계식 더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