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motori
사람 사는 풍경은 저마다 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여행이란... 내가 전혀 알 수 없을 그들만의 지난 역사와 질퍽한 삶 그리고 신화와 동화 속의 배경이 찬란하게 다가오는 낯선 풍경들이다. 아주 오래전 유럽과 인도에서 만난 전혀 닮지 않은 그런 풍경들은 나를 새로운
이상의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연금술사에 등장하는 유럽의 원정길, 산티아고의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가다가 느닷없이 사막의 전설을 담고 있는 라자스탄의 바람 내음을 맡는다.
여행은 그렇게 인간들에게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마음을 정화하고 다시금 새로운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는 아가미를 창조해준다. 뻐끔거리며 혹은 빌빌 거리며 그렇게 나 자신을 찾았던 이야기가 있는 풍경들을 떠올려 본다..
여행의 추억이 묻어나는 지나고 바랜 사진들이지만 난 혼자서 한참 동안 그 풍경 속에서 그렇게 서 있어 보기도 했고 뇌를 뜯어 나를 새롭게 고쳐보기도 했다. 오늘도 사진 속 풍경은 나에게 말한다.
" 풍경은 꽉 차 있지만 여전한 비움이다. 그것은 강요도 아니고 부딪침도 아니며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동화와도 같은 어떤 사연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그 풍경들은 스스로 느껴 본 또 다른 사연의 한 조각일 뿐이며 주인공의 삶은 계속 그렇게 숨 가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여행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