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소고

by 다모토리
mug_obj_13983754987605979.jpg?type=w1080 Leica M / 35mm F2 Summicron / RVP 장암


이제는 개발로 인해 사라져 버린 어느 달동네 골목길에서 발견한 연탄재들. 무심하게 지나치기엔 너무나 많은 어릴 적 추억들이 나를 잡아끈다. 한 겨울 외출할 땐 늘 연탄불 꺼뜨리지 말라며 당부하시던 어머니, 친구들과 연탄보일러 아궁이에 달고나를 만들어 먹다 국자를 까맣게 태워 혼쭐나던 어린 시절, 가난한 시절 벽 틈으로 새어 나온 연탄가스에 온 가족이 병원으로 직행해야 했던 가슴 아픈 추억까지... 연탄은 제 몸을 불살라한 가족의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 준 은인이기도 하지만 가슴 아픈 시련을 전해 준 주범이기도 했다. 이제 먹고 살만큼 경제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엔 연탄을 사용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다. IMF를 거치며, 실업이니 독거노인이니, 많은 이웃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풍경을 나는 현장에서 보고 있다. 저 하얀 연탄재가 그래서 추억으로서가 아닌 진행형으로서의 삶의 한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어떤 시인의 시에서처럼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자신을 불살라 본 적이 있는가.. 하는 반성이 나의 가슴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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