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모토리 Feb 09. 2016

맛있는 영화 속 노점, 지우펀

영화적 판타지가 맛으로 발현되는 
오래된 골목, 대만 지우펀(Jiufun, 九份


2001년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총 관객수 2,400만 명, 무려 3,0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객 동원과 흥행 면에서 최고의 기록을 수립한 이 영화의 오프닝 장면은 특이한 골목에서 시작된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푸짐한 먹방 골목에서 ‘치이로’의 부모가 돼지로 변하며 영화적 판타지가 시작되는 바로  그곳! 그 배경이 바로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지우펀(Jiufun)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배경이 된 지우펀은  오래전 진과스 광산사업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주거지가 형성되었고 산이 많은 지역이라 산골짜기를 타고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있게 되면서 지금의 특별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영화 ‘비정성시’의 무대로도 잘 알려진 지우펀의 기다란 골목길은 처음부터 꼭대기 끝까지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로 꽉꽉 들어차 있다. 해가 떨어지고 골목길에 홍등이  하나둘씩 불을 밝힐 때면 놀라운 길거리 음식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골목의 초입을 버티고 있는 길거리 음식의 시작점은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어묵탕 가게인 ‘위완 보어 자이(어환 백자)’이다. 이곳은 쌀쌀하게 비가 오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하얗게 올라오는 국물의 연기가 마치 ‘센과 치이로’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담백한 국물에 탱탱하고 쫄깃한 어묵이 그만이다. 



그다음은 '디스이지 타이베이' 책자에도 소개된 명물 소시지 가게다. 소시지 구이가 다 그저 그런 맛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곳은 수제로 직접 만들어 나름의 풍미가 있다. 



소시지에 정신이 팔려 있다 보면 어느덧 지우펀의 제일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 쥐안 커빙 치린’의 크레페 가게에 다다른다. 종이처럼 얇은 전병 위에 대패로 간 땅콩가루와 아이스크림을 넣고 돌돌 말아 크레페로 만들어 주는데 달콤한 땅콩가루와 아이스크림이 어울려 제법 맛있다. 



하지만 지우펀 먹자골목의 진정한 매력은... 


뭐니 뭐니해도 마을 구석에 위치한 한가한 우육탕 집에서 안개 속에 잠기는 산 동네의 야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뜨끈한 국물 맛이 최고가 아닐까 한다.....물론 시먼딩과 라오팡에서 맛보는 우육탕과는 별개의 맛이지만.. 때 마침 차가운 비가 내린다면...여기도 한 자리 차지할만한 국물 맛이라고 우겨도 될 듯....ㅋ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