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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Oct 29. 2016

아주 짧았던 점심시간

영보자애원 자원봉사를 다녀오며


세상과 단절된 공간, 삶의 방식이 정해져 있는 공간, 거기에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정작 그들에게 분리된 공간은 사는 동안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랬다. 인간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자유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고. 용인에 있는 영보자애원에 자원봉사를 갔었다. 미션은 짧은 점심 식사를 돕고 저녁거리를 만드는 봉사일이었다. 주방에서 하는 일이라 많은 분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보는 분마다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짧은 휴식시간, 작은 마당에 나와 딱딱한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시간과 걸음을 엇대어 바꾼다. 밀폐된 공간위로 하염없이 오후의 빛이 떨어지지만 햇빛은 이내 공간속에 갇혀 밀도를 잃어버리고 만다. 시간과 기억, 존재와 삶의 가치...많은 것들이 진공속에서 유영하며 떠다니는 유배된 공간... 서로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일지는 모르겠지만 내내 나의 심장속 한 켠에 답답한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오래 전에 한금선 작가의 개인전 사진을 보면서 느꼈던 먹먹하고 불편했던 시선이 그 날 하루 종일 내 기억을 
질타하며 뒤집고 다녔다.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라는 책의 낱장들이 바람에 펄럭이며 머리 속에서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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