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

by 다모토리
1376995_223394094659985_1708846013858279767_n.jpg Leica IIIF / 50mm Hektor / kodak Tmax, 상계동


언제부턴가.. 긴 말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즐비해졌다. 자신의 글씨체를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며, 느닷없는 통화 요구는 무례한 짓으로 간주된다. 스마트 폰의 짧은 메시지는 감정의 폭을 허물어 뜨렸다. 단순함으로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표현한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다. 그도 모자라면 이모티콘이 그저 조금 더 감정의 진폭을 연장하는 정도다. 사람들은 본인의 감정을 나타내기보다 자신의 상태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글씨체를 보고 흥분하던 시기도 지나갔다. 우리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지만, 그건 차디찬 얼음장 같은 심장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응팔'을 보고 웃고 울어도 우린 이미 다른 사람이 되었다. 어떤 사람의 격정과 분노, 있는 그대로의 슬픔과 공감, 막연한 사랑과 기대는 이제 유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게 아닌지.. 때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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