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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y 17. 2018

흐르는 강 밑에 숨겨진 두터운 뻘 <진흙강,1981>

진흙강 (Muddy River, 泥の河, 1981)

진흙강 (Muddy River, 泥の河, 1981)


1981년에 개봉한 오구리 고헤이 감독의 데뷔작. 오사카 외곽의 우동집 아이 노부오와 선상유곽의 아이 키이치의 짧은 만남을 배경으로 일본 전후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묵직하게 다룬 수작이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아이가 만난다. 강에는 2m의 깊은 뻘이 있고 아이들은 거기에 대왕 잉어가 산다고 믿는다. 유곽의 남자가 다슬기를 잡다가 강에 빠져 실종되고, 강을 건너던 참전용사 출신의 마부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고 중고 트럭을 주문하지만 평생 자신과 함께 한 말에 깔려 죽는다.



오사카 외곽의 강은 전후 1956년의 일본 속 숨겨진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배경이다. 물가에 살지만 평생 한 번도 씻지 못하고 살아온 긴코, 친구 하나 없이 자라나 홀로 만주 투쟁가를 동요처럼 부르고 다니는 키이치.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한국전쟁을 기회삼아 부흥의 길로 들어선 일본이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힘없는 서민들의 삶은 절대 녹록지 않다. 주인공으로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절대 신파로 빠지지 않는 덤덤한 이야기 속에 마치 감독의 관망하는 듯한 묵직한 카메라의 시선은 관객을 흑백 너머의 아스라한 시절로 소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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