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모토리 Aug 10. 2018

역마살을 부추기는 <사이드웨이><투스카니의 태양>

<사이드웨이, 2004 & 투스카니의 태양, 2003>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사이드 웨이(2005)>
오드리 웰스 감독의 <투스카니의 태양, 2003>


이 두 편의 영화는 나의 기억을 하나로 묶어준다. 한 편은 미국 영화로 와인을 테마로 하는 로드 무비이고, 또 한 편은 이태리의 투스카니가 주 배경인 드라마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역시 평소 내가 젤 좋아라 하는 배우들이다. '사이드웨이 (Sideways,2004)'에는 폴 지아메티가 등장하고 '투스카니의 태양 (Under the Tuscan Sun,2003)'에는 모두의 연인, 다이안 레인이 출연한다.


이 두 영화를 한꺼번에 읍소 하는 이유는 바로 10년 전 우연한 기회로 이태리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당시의 감동이 이 영화들로 인해 고스란히 복기되었기 때문이다.


<사이드 웨이(2005)> 폴 지아메티와 토머스 헤이든 처치
<사이드 웨이(2005)>
<사이드 웨이(2005)>의 마야역 버지니아 메드슨


“와인은 인생과 너무 닮았어요. 난 포도가 자라는 과정을 보는 게 좋아요. 그 여름 햇살이 비춘 각도도, 날씨가 어땠는지 생각하는 것도 좋고. 한 병의 와인은 인생 그 자체죠. 포도가 자라고, 숙성하고, 그리고 복합적 요소를 갖게 되고…. 그러면서 그 맛도 정말 끝내주죠.”


영화 ‘사이드 웨이’의 소심한 주인공 마일스에게 마야가 던진 한마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 것인가? 와인이 인생이라는데!


사이드 웨이(2005)
사이드 웨이(2005)


평소 '몬테스 알파'라는 국내 와인의 기형적 표준화에 질려 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와인의 새로운 얘깃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압권이라 할 수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신의 선택이라 불리는 61년 산 보르도 ‘슈발블랑’을 1회용 컵에 부어 마시는.... 폴 지아메티의 엽기적 행각은 그동안 와인의 골치 아픈 생산 이력을 알지 못했던 나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단연 최고였다! 그렇게 미국 나파밸리에서 잡다한 스트레스를 풀고 나니 어느덧 스토리는 이태리 토스카나로 넘어간다.


"뜻밖의 일은 항상 생긴다. 그로 인해 다른 길을 가고 내가 달라진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그래서 더욱 놀랍다”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에서 주인공 프란시스의 마지막 독백이다. 이 영화는 사실 이태리 중에서도 토스카나의 매력을 바가지로 내 머릿속에 마구 퍼다 붓는 그런 혹독한 지름신의 영화였다. 게다가 주인공 프란시스는 ‘스트리트 파이어’의 영원한 로망, 다이안 레인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진정 툭 까놓고 이태리의 모든 아름다움에 관해 말하고 있다. 하늘, 구름 그리고 바람, 숲, 조그만 집들.. 조용히 반짝이는 지중해까지.


<투스카니의 태양, 2003>
<투스카니의 태양, 2003>
<투스카니의 태양, 2003>
<투스카니의 태양, 2003>

영화 내내 프란시스를 따라가다 보면 아말피 해변의 자유분방함과 강렬한 태양, 그리고 낙천적이며 열정적인 이태리의 삶의 문화를 풍족하게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촉촉한 포도 알의 진한 향기와 오래된 골목에서 들려 오는 낡은 종소리 그리고 말은 없지만 충분히 다정스러운 친구들까지 덤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단 두 편의 영화로 인해 나는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내 기억 속 와인과 이태리라는 공통분모를 문득 발견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인가.


<사이드 웨이(2005)>
<사이드 웨이(2005)>
<투스카니의 태양, 2003>
<투스카니의 태양, 2003>
<투스카니의 태양, 2003>


다시 한번 더 거기에 갈 수 있다면. 소렌토를 향하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도로 위에서 <Constantine snaps his fingers>를 극한으로 틀어놓고 무작정 질주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쟁이 만든 인간의 얼굴 <이반의 어린 시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