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의 노래 (2018)_코엔 형제
정말이지 이들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항상 비장미속에 위트가 숨겨져 있다. 그들이 만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숨겨진 의미가 '경험 많은 이들이 있을만한 곳은 더 이상 없다'라는 화두였다면,
이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는 '누구든 죽음을 피하는 방법은 없다'라는 짧은 화두라 할 수 있다. 서부 개척시대의 낯익은 이야기와 구전된 노래 속에서 건져낸 6편의 찬란한 에피소드는 영상미는 물론 복선의 내러티브를 더해 관객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죽음을 주제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변주한 오만함(1편), 무기력(2편), 욕망과 두려움(3편), 초자연(4편), 그리고 불확실성(5편) 등 전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리암 니슨이 연기한 서부 낭독 마차에서 마지막 장면이 던져준 죽음과 자비심에 대한 위트는 가히 코엔 형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매특허였다고 생각한다.
'자비심은 본질상 강요되는 것이 아니다. 그건 단비처럼 하늘에서 땅 위에 떨어지는 것이다' -셰익스피어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 포트모건을 향해 한 마차에 두 현상금 사냥꾼과 교수, 부인, 사냥꾼 등 5명이 같이 길을 떠난다. 이들이 절대 멈추지 않는 마차 안에서 각자 인간의 존재와 통찰에 대해 토론을 벌일 때, 이를 듣고 있던 현상금 사냥꾼들은 노래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말한다. 자기들이 현상범을 잡았을 때 그들의 눈을 바라보며 느낀 리얼한 감정을 말이다.
"(그들은) 길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들처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려고 애쓴답니다”
“무엇을 이해하려고 하는데요?”
“전부 다요”
“그걸 이해한 사람이 있나요?”
“그걸 제가 어찌 알아요? 전 그냥 바라볼 뿐이죠"
현상금 사냥꾼들은 그 말을 남기고 시체로 둘둘 말린 현상범을 포트 모건의 호텔로 이고 지고 들어간다. 그들이 바로 코엔 형제이다. 이로써 나는 시체가 된 현상범으로 밝혀졌으며, 그들의 덫에 걸린 욕망의 관객이 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별 ***** 만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