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춘천 동부시장_대복소갈비살 제비추리

CHAPTER 1_ 추억을 달리는 시내버스 (서울-춘천)

by 다모토리


‘제비추리’


소의 안심에 붙은 고기. 맛없게 굽기도 어려운 맛난 부위다. 그런데 그 맛있는 고기를 더 맛있게 발골해주는 식당이 있다. 춘천 동부시장에 있는 대복갈비. 입에서 씹기 전에 녹아내려 맛의 정체를 알길 없게 만드는 춘천 한우의 시그니처 식당이다.



가게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듯. 아버지는 고기를 발골하고 아들은 홀을 본다. 어머니는 주방을 담당하는데 역할 분담이 잘되어 있다. 정문 입구 고기 숙성고에 걸려있는 커다란 소갈비살이 듬직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시키는 건 제비추리다. 오후 5시에 문을 열면 7시 전에 똑하고 떨어지는 인기 메뉴다. 예약 없이 방문해 주문이 가능하다면 운이 좋은 날이다.



가난한 버스 여행자가 쉽게 먹을 수 없는 제비추리가 나왔다. 일정하게 잘린 고기도 아니고 모양이 예쁘지도 않다. 하지만 얼리지 않고 상온에서 자연 숙성시켜 주인장의 발골 솜씨로 제멋대로 잘린 이 고기 덩어리가 선사하는 맛은 대단하다.



숯에 살짝 열을 스친 후 소금에 찍어먹으면 고기 기름과 육즙이 좔좔 흘러나온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소스에 담갔다가 구우면 달콤한 맛도 살짝 즐길 수 있다.


이 식당 맛의 비결은 당연히 고기에 있다. 이곳에서 쓰는 한우는 거세 암소, 육질등급 1++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육량등급이 C등급이다. 이유를 물었다.

“1, 2등급의 경우 불가식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갈빗살에 기름이 많이 붙어요. 담백한 맛이 떨어지죠. 갈비는 지방이 적당히 있어야 맛있어요. 육사시미의 경우는 최고육이 아예 D등급인 거 모르셨죠?”



춘천에서 아주 오래된 재래시장 입구에 있는 허름한 식당. 그렇지만 한번 맛보면 두 번 다시 잊을 수 없는 그 맛. 화양연화의 사랑보다 맛난 공포의 식당이다.

#버스오딧세이 #춘천_동부시장_대복소갈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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