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거진 1리 해변_엄마와 뒷짱의 추억

CHAPTER 2. 첩첩산중에서 망망대해까지 (춘천-속초)

by 다모토리


거진읍의 시내버스 종점은 거진1리 어판장이다. 버스에서 내리면 북쪽으로 등대길이 있고 그 길을 해안가 도로로 빙 돌아가면 등대 아래 1리 해변이 나온다. 거진 사람들은 이곳을 뒷짱이라 불렀다.



모래 해변 대신 앞바다의 흰 섬과 주변의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릴 적 동네 형들과 이곳 바위틈에서 수영을 배웠다. 덕분에 몸이 성하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긁히고, 까였던 기억이 난다. 이곳은 내게 돌아가신 어머니와 사진을 함께 찍은 최초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물론 내 기억은 저기까지는 소환되지 않는다.



어머니는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누구네처럼 사근사근하거나 디테일하게 챙겨주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냥 매사에 오서독스 한 스타일이셨다. 그래서 함께 찍은 사진도 몇 장 없다. 같이 여행을 한 기억도 별로 없다. 고3 때 점심 도시락 반찬으로 북어 한 마리와 고추장을 싸줘서 애들하고 막걸리 받아서 낮술을 한 적이 있었을 정도였다.



너무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이젠 기억도 흐릿해졌지만 막상 거진 등대 아래 뒷짱 해변에 다시 가보니 생전의 어머니 기억이 살아 올라와 눈 주위가 시큰해졌다.

#버스오딧세이 #거진1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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