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첩첩산중에서 망망대해까지 (춘천-속초)
속초 시내에서 실향민촌인 아바이 마을로 넘어가려면 멀리 청초호를 돌아가야 하는데 그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갯배이다. 이 배가 없으면 50m 정도 되는 거리를 5km나 빙 돌아가야 했다.
갯배는 승선하는 곳에서 요금을 받는데 주민들은 공짜였다. 탑승한 사람이 직접 와이어를 끌어당겨서 이동하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끌 수 있다. 건너는 시간은 대략 5분 정도 된다. 총 2대를 운행하며, 승선 인원은 12명 정도,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한다.
나도 학창 시절 자주 갯배를 탔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시내 반대편에 사는 청호동 아이들이 학교엘 가려면 이 갯배를 꼭 타야 하는데 지각 시간에 배가 막 떠나면 가방을 휙 던지고 그냥 뛰어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행히 배에 올라타면 지각을 면했지만, 발만 디뎠다가 바다에 퐁당하고 빠지면 친구들이 교실 빈자리에 가방만 가져다 놓곤 했다. 그러면 담임선생님 왈,
“저 놈은 오늘도 태평양에 빠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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