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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r 07. 2020

61. 묵호 시민행복발전소_자물쇠가 없는 집

CHAPTER 3. 바다가 내어준 푸른빛 길 (속초-묵호)


묵호에 가면 지인이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경비도 아낄  반가운 지인도 만날 겸 미리 경로를 그리로 잡는 경우가 있다. 묵호엔 김정호 촌장님이 계신다. 나에게  유명한 천하일미 묵호태를 소개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정호 선배는 과묵하다. 술이 취하면 방바닥을 긁는 버릇이 있다. 그는 시문학 동인으로 등단한 시인이면서 묵호에서 시민행복발전소를 운영하는 촌장이기도 하다. 특이한 것은 촌장님의 집은  열려 있다는 사실이다. 마음이 열려있으니 대문도 열려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되묻는데, 얼큰하게 술이 취했는데도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 혼자서 사는 집에 장독대가 무려 10 개가 넘고 거기엔 총각 집에선 보기 힘든 고추장에 박힌 조기도 있다. 묵호를 떠날  선배는 아침부터 홀연히 사라지고 없었고 대문은 언제나처럼 활짝 열려 있었다. 나가는 길이 열려 있으면 돌아오는  역시 반가우리라 믿게 되었다. 즐거운 하룻밤이었다.



#버스오딧세이 #묵호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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