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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r 07. 2020

63. 태백 버스터미널_대합실이란 추억의 정서

CHAPTER 4. 산골 오지에서 삶을 돌아보다 (동해-영주)

태백은 해발 700m에 위치한 지역이다. 통리 고개를 넘어 터미널에 도착하니 귀가 먹먹해졌다. 바다 동네 동해시에서 은근슬쩍 많이도 올라온 셈이다. 버스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산꼭대기로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태백 버스터미널에는 특이하게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플랫폼이 따로 나눠져 있다. 시내버스까지 품은 외관 역시 옛 모습 그대로여서 왠지 고향 터미널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터미널에는 아직  대합실이라는 간판도 보인다.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 산골 오지의 시골 읍내 터미널답다.



사전에서 대합실을 찾아보면 ‘공공시설에서 손님이 기다리며 머물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라는 풀이가 나와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정겨운 대합실은 사실 일본어 "마치아이시츠, まちあいしつ, 待合室)"에서 따 온 일본식 한자어다. 의외로 이 말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너무나 익숙하고 정겨워서 그랬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몇 년이 지나 이곳에 다시 오면 아마 ‘맞이방’이란 말로 바뀌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제 태백과 영월군 상동읍을 오가는 영암고속 6번을 타고 상동으로 넘어간다. 하루에 몇 대 안 다니는 귀한 버스노선이라 시간표 꼭꼭 챙겨서 잘 올라타야겠다.


#버스오딧세이 #태백시외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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