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산골 오지에서 삶을 돌아보다 (동해-영주)
태백에서 상동 가는 시골버스를 탔다. 가는 길에 산골 오지 중에 오지인 촌동네에 천연덕스럽게 모텔이 하나 나타났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 9-2에 위치한 백운산장이다. 호기심에 산장 주인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백운산장은 태백에서 상동 방향 20분 거리에 있어요. 예전에 가든 식당일 때는 태백 사람들이 많이 찾았죠. 그건 뭐 삼십 년 전 이야기고 지금은 영업을 중단하고 조용히 산속에 계곡 속에 묻혀 있는 곳입니다. 산속에 덩그러니 건물 3동이 쓸쓸히 자리만 지키고 있지요. 제가 공부한다고 이곳에 다시 들어와 몇 년 있어보니 (처음엔 공부할 곳을 찾아 지리산 이나 남해안 인근을 기웃거리기도 했습니다만) 장사나 영업의 시선으로 바라볼 땐 전혀 몰랐는데, 이곳이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걸 새삼 알게 됐습니다. 영업을 안 하는데도 이따금 이 길을 지나다가 들어와서 한 달씩 지내다 가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분들 말씀이 ‘여긴 그냥 그림이다’라고 하시더군요. 이런, 말을 하려다 보니 영업이 되어 버렸네요. 뭐 겨울에는 추워서 지내기 불편하지만 11월까진 인근에 여기 만한 곳이 없어요. 조용히 산속에서 공부나 요양,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멍 때리실 분들에게 저희 백운산장을 추천드립니다. 덤으로 사주명리 이야기도 들으실 수 있어요”
#버스오딧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