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산골 오지에서 삶을 돌아보다 (동해-영주)
우리나라 중앙선, 충북선, 태백선이 교차하는 지역인 제천은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이런 장점을 살려 제천역 앞 광장에는 한마음 역전시장이란 큰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여기 앞 정류장에서 단양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 오는 시간이 넉넉해 속도 출출한지라(아침 반주한 지 얼마나 됐다고ㅠ) 시장 투어를 해보기로 했다.
시장엘 들어서니 강한 약초내음이 가장 먼저 오감을 자극한다. 예부터 약초의 본향이라고 불려 온 제천은 조선시대 후기부터 약초시장이 형성되어 서울, 대구, 금산에 이어 4대 약령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황기와 당귀는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시장에서도 특이한 먹거리가 눈에 띈다. 약초 도넛이다. 나도 태어나서 처음 본 도넛이다. 맛은 어떨까? 사장님이 이 도넛은 황기 당귀 구기자 그리고 산뽕나무 달인 물로 반죽했다고 하신다. 다른 건 다 알겠는데 산뽕나무는 뭔가요 물으니,
“뽕나무는 재배종이고, 야생에서 저절로 자라는 게 산뽕나무죠. 흔히 '오디'라 불리는 열매가 맺힙니다. 어때요? 맛있지요?”
마음에 흡족해 어쩔 줄 모른다는 말 중에 ‘뽕 내 맡은 누에 같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딱 그 짝이었다. 약초 도넛도 맛있었지만 같이 판매하는 황기찐빵 만두도 처음 접하는 특별한 맛이었다.
#버스오딧세이 #제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