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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r 08. 2020

75. 단양 터미널 맛집_대교식당 올갱이해장국

CHAPTER 4. 산골 오지에서 삶을 돌아보다 (동해-영주)


제천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단양 터미널에 내렸다. 이 터미널은 1985년에 충주댐 건설로 단양읍 일대가 수몰되게 되자 이리로 옮겨왔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내외관이 깔끔하다.



언젠가 충청도 괴산, 단양에는 올갱이해장국이 해장국 메뉴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다. 경상도에선 고디라고 부른다. 시장에 가면 맛난 올갱이식당이 있겠지 싶었는데, 바로 앞에 꽤 유명한 올갱이해장국 맛집이 있었다. 지역주민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대교 식당이다.



이 식당은 남한강에서 어부가 직접 잡은 쏘가리, 올갱이만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밑반찬은 소백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버섯을 사용한다니 대만족이다. 물론 쏘가리 민물매운탕이나 곤드레 정식, 마늘정식, 더덕정식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는데 뭐니 뭐니 해도 대표 메뉴는 올갱이해장국이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갱이를 주문했다.



사실 올갱이는 민물 태생이라 나름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 집 올갱이국은 올갱이가 작아서 다른 해장국처럼 씹히는 게 많지 않고 구수한 된장에 시래기 맛이 일품이다. 춘천 소양강 다슬기와 견줄만한 깔끔한 맛이다. 구수한 된장을 풀어낸 해장국 안에 푹 익은 부추, 아욱과 시금치 등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주인장말로는 단양 소선암캠핑장 부근 계곡에 큼지
막 한 진초록의 다슬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한여름 인파들이 다녀간 지 오래돼서 지금쯤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의 다슬기들이 엄청 많을 거라고 한다. 계곡 쪽에는 진초록의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껍질을 가진 다슬기가, 강 하류 쪽에는 연한 갈색의 둥글둥글한 다슬기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주로 아침일찍이나 해 질 무렵에 바위에 붙어서 사는데, 해가 뜬 오후에는 돌이나 바위, 모래 밑으로 숨어 버리니까 잡을 거면 오후 8시 이후에 가라고 하신다. 음, 아무리 달 밝고 물 맑은 청풍명월의 고장이라지만 다슬기를 잡고 있는 내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맛있는 시식으로 그냥 만족해야지.


#버스오딧세이 #단양올갱이해장국 #대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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