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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모토리 Mar 10. 2020

82. 춘양-광비 36번 국도_산타와 신선의 공존

CHAPTER 5.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발품 길 (영주-대구)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에 춘양면의 관문인 춘양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 산골 오지라고 할 수도 있는 이곳 춘양은 찾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겠지만, 백두대간을 트랙킹 하는 사람은 도래기재를 넘을 때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고, 근래에 생긴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환승지이다.



이곳에선 시외버스로 갈 수 있는 행선지는 다양하지만, 노선은 많지 않다. 대신 시내버스로는 인근 봉화, 영월, 울진 등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운행할 정도로 경유지가 다양하게 흩어진다. 오늘의 계획은 일단 여기서 종점인 울진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울진으로 가려면 춘양에서 다시 영주-봉화-울진을 잇는 36번 국도를 타야 한다. 그래서 옥방, 남회룡행 61번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분천리를 오롯이 지난다. 분천리는 봉화에서도 차를 타고 40여 분간 산길만을 내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오지 중에 오지다. 말 그대로 산골마을로 주민은 70여 가구에 150여 명이 전부다. 그런 마을이 2014년 산타마을 콘셉트의 행사를 개최하면서 마을에 식수가 동이 날 정도로 매년 1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겨울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다. 역시 시골이 살 길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61번 버스는 이 분천역 산타마을을 강 건너로 지나서 꼬치비재 터널을 지난다. 분천에서 꼬치비재를 넘어가면 아주 맑은 1 급수 낙동강 지류가 나온다. 이곳은 휴가시즌인 성수기에도 한적해서 기억했다가 찾으면 좋은 곳이라 소개한다. 포인트는 방갈로와 민박시설이 있는 곳에서 대략 500m 상류로 올라가면 분천 교회 앞다리를 건너 냇물 따라 한참을 내려가면 신선들이 노닐만한 한적한 물가가 등장한다. 물이 맑기로 현동, 백천, 고선 계곡 같은 데는 그냥 찜 쪄 먹을만하다.



이제 61번 버스는 춥디 추운 산타마을과 무덥지만 시원한 분천 계곡을 지나 환승지점인 광비로 향한다. 광비를 지나치면 옥방으로 가는데 거기는 다시 내륙 동네인 영양으로 빠지는 길이다. 그러니 광비에서 내려 울진 가는 버스를 환승해야 하는데 날이 저물어 걱정이다. 이 동네는 시즌이 아니면 숙박할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버스오딧세이 #춘양_광비_61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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