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모토리 Mar 14. 2020

90. 포항-안강_뜬금없는 스쿨버스를 타다

CHAPTER 5.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발품 길 (영주-대구)


7 국도를 신나게 달려 포항에 왔다. 버스로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터미널은 60년대엔 죽도시장 인근인 하나은행 옆에 있었고, 70년대에는 용흥동에 있었다고 하는데,  보기에도  오래된 건물로 보인다. 내부도 2009년에 리모델링을 해서인지  도시치곤 꽤나 낡은 편이다. 터미널 안에는 포항 특산물인 피데기와 해맞이 빵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겨울에는 여기서 과메기도 판매한다고.



2017년에 포항 지진이 북구를 강타해버리는 바람에 포항역이 지진 피해로 보수공사에 들어간 상황인지라 시외버스터미널의 북구 이전은 사실상  건너갔다. 2019 5월에 포항터미널은 서울의 석정도시개발에 매각되었다. 다음에 올 땐 여기에 비까 번쩍 으리으리한 환승센터가 떡하니 맞아줄 거란 기대를 해본다.



여기서 이제 안강읍을 들러 아화에서 환승, 영천으로 들어가 동대구에 도착하면 1 투어가 끝난다. 터미널 앞길에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포항 700 버스를 탄다. 특이한 건 입석 버스와 좌석 버스가 동시에 운영되는 버스는 노선 이름 뒤에 [S] 자 표시가 붙어 있다.



700 버스는 기계면, 안강읍, 강동면 지역에서 포항 시내로 나오는 학생들과 노년층들이 주요 고객이다. 경주시 안강읍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북행하여 포항시 기계면으로 돌아온다. 재밌는 건  버스가 기계고교의 스쿨버스란(?) 사실이다. 2015년에 스쿨버스 회사가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운행을 중단시켜 당시 비공식 스쿨버스였던 700번이 공식 스쿨버스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기계고등학교는 경북상업고등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안강까지 가는 길엔 유독 도로 중간에 철도건널목이 많은데 인근 경주역과 무궁화열차가 서는 안강역이 있기 때문이다. 철길을 지나 백년예식장에서 내려 경주 소속 210 버스로 환승, 다시 경주 성동시장에 내려 맛있는 국수가 유명한 아화행 300번을 타야 한다. 출출하니 벌써부터 아화제면의 국수가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배가 고프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포항이 고향인 친한 후배가 있었는데, 오래전 먹방 같은 거 없을 당시 출장차 왔다가 딱히 먹을 만한 식당을 못 골라 전화를 했다. 포항 맛집 추천  해달라는 전화에  녀석 ,



행님요, 거기는  딱히 먹을 게 없어가 어쩌지. 아! 한 군데 있다.  묵어본  중에 용흥동 근처에 놀부 부대찌개가 젤로 맛있습니다.  반하실 거래요”


물어본 내가 죄인이지. .


#버스오딧세이 #포항_안강

매거진의 이전글 89. 영덕 장사리 해변_잊혀지면 죽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