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위한 기본

매일의 글쓰기 27

by kotobadesign

어제는 다도 수업으로 외출을 해야 하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 점심을 먹고 수업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를 탄 뒤부터 몸이 살짝 안 좋아지는 걸 느끼고 다도 수업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 어쩌지, 가지 않는 게 나을까?

그러다가 버스가 세브란스병원 앞을 지날 때 앰뷸런스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코로나로 항상 조심하면서 다니긴 하지만 사실 주변에 걸렸거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사람을 보지는 못해서 그런지 잘 실감하지 못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잠깐잠깐 잊을 때가 있다. 하지만 항상 세브란스병원 앞을 지날 때면 상황들이 현재의 심각성이 몸에 와닿는다. 방호복을 입고 입구에 있는 사람들, 길게 대기하고 있는 앰뷸런스 그리고 가끔 실려오는 사람들(대부분은 일반 환자인듯)이 지나갈 때마다 보이기 때문이다.

어제도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 모습을 보고 혹시 모르는 것이니 그냥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선생님께 연락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몸을 회복하기 위해 상비약으로 둔 감기약을 먹고 전기장판을 틀고 잠을 잤다. 한 한 시간쯤 잤을까. 일어났을 때 이미 몸은 괜찮아져 있었다.




최근에는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무조건 감기약을 먹고 집에서 쉰다. 예전에는 컨디션 안 좋은 정도는 그냥 외출했다가 저녁에 좀 일찍 자는 것으로 풀었지만 이제는 집에 있으면서 최대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이래저래 민감해진 게 분명한 것 같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조금만 아파도 혹시 나도? 하는 마음.

어제 잠시 버스 안에서 고민하면서 내가 만약에 코로나에 걸렸다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봤다.

나는 그렇다 치지만 내가 간 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가격리를 당하고 그 여파가 엄청 커질 것이라는 것이 눈에 그대로 그려졌다. 나는 점이지만 그 점을 중심으로 원이 점점 커지는 그런 느낌.


요즘은 아픈 것도 마음 놓고 아플 수 없다. 아프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컨디션 조절을 더 잘해야 하고 최대한 집에 머물며 최소한의 외출로 나와 주변을 지켜야 한다. 다도 수업은 다음 주 종강이고 내년에 시작하니 올해는 이것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어제 못 간 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상을 위한 기본이 지금은 나와 주변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기본이 된 것 같다.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몸이 안 좋으면 집에 있기. 이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지금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어서 이 전쟁과 같은 시간이 지나 제약 없는 일상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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