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글쓰기 35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세븐룰'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 프로그램은 아니고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일본어 청취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 TV를 컴퓨터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계약해 집에서 보는데 화요일 밤 11시에 하는 이 '세븐룰'이라는 다큐 프로그램은 자주 보는 편이다.
'세븐룰'은 제목 그대로 일곱 가지 습관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그 취재 대상이 지금 일본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다. 정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해 자신의 일과 생활을 위해 지키는 크고 작은 일곱 가지 습관, 규칙을 소개한다. 얼마 전에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에 올라가 화제가 된 오코노미야키 가게 '어머니'를 운영하는 재일교포 고기준 님을 소개하기도 했다.(이 편은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ㅠㅠ)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의 삶은 일상에서 행하는 작은 습관들이라는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세븐룰'에 소개된 몇 사람의 작은 습관, 규칙을 살펴볼까. 앞에서 언급한 재일교포 고기준 님은 '매일 발꿈치 들기 10회 하기' '욕심부리지 않기' 등을 세븐룰로 소개한다. 또 도쿄에서 중고, 리노베이션 부동산에 특화된 온라인 마켓 'cowcamo'의 편집장 이세니 아야코의 세븐룰에는 '특이한 양말 신기 '일기장 가지고 다니기'가 있으며 도쿄 긴자의 서점 '분키쓰'의 부점장 하야시 이즈미의 세븐룰에는 '월요일에 아버지와 문자 주고받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채썰기 하기' 등이 있다.
뭐 이런 걸 다 방송으로 소개하지 싶을 정도로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나다운 일상과 일은 이런 작은 습관들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86세임에도 54년 된 가게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매일 꾸준히 발꿈치 들기를 하고 직업 상 고객의 집에 들어가는 일이 많아 양말에 포인트를 주며 바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가족과 요일을 정해두고 연락한다. 일을 위한 습관들도 중요하지만 이런 작은 습관들이 기반이 되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생활이 유지되고 있는 것 아닐까?
나는 어떤 세븐룰이 있을까?
일과 지금의 생활을 나답게 유지하기 위한 세븐룰. 근본적으로 나는 나답게 생활하고 있을까?
나는 아직 내 세븐룰에 대해 생각해 보지는 못했다. 그런 습관들은 상황에 따라 하는 일에 따라 바뀌겠지만 기본적으로 세워 놓은 세븐룰을 아직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아직 나다운 것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나다운 것. 나답게 사는 것. 나답게 일하는 것.
이 방송을 볼 때마다 나다운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하면서도 항상 그냥 넘기고 말았는데 올 연말은 나다운 것에 대해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나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은,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세븐룰을 가지고 있을까?
내년에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해 기록으로 남겨봐야겠다는 기획도 잠시 한다. 사람 만나기가 조금 편안해지면 혹은 서면으로라도 한 번 해봐야겠다. 내년 할 일이 이렇게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