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정성
꼭 무슨 약장수같은 시작입니다만, 오늘 소개해드릴 채수는 정말 그래요! '약간의' 노력만으로 요리에 한층 깊은 맛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만드니 건강에 대한 걱정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한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놓고 보관하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쓸 수도 있어 편하고, 채소의 자투리 부분을 이용할 수도 있어 알뜰하기까지 하네요.
그 자체로 완성된 요리는 아니지만 활용도나 가치만 놓고 보면 어떤 요리 못지 않은 채수를 [크리스마스 레시피]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코스' 중 첫번째 메인 요리에 사용하기 위해서 인데요. 처음에는 해당 레시피를 다루면서 한꺼번에 쓸까도 했지만, 그러면 너무 글이 길고 산만해질 것 같아서 따로 매거진을 만들고 분리했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껍질을 벗기실 필요없습니다. 다만 흐르는 물에서 채소 손질하는 솔 같은 것을 이용해 겉에 묻은 흙이나 이물질을 제거해주세요.
역시 껍질을 모두 벗길 필요는 없지만 가장 바깥쪽, 뭐가 거뭇거뭇하게 묻어있는 듯한 껍질 부분은 떼어냈습니다.
참고한 레시피를 보면 통마늘을 하나만 쓰는데, 제가 가진 것보다 커 보여서 저는 두개를 사용했습니다. 경동 시장에서 샀는데 지금까지 구입한 통마늘 중에 제일 질이 좋은 것 같네요.
껍질 벗길 필요없습니다.
자주 가는 이마트에 샐러리가 없어서 찾는데 좀 고생했습니다;; 샐러리 없어서 못 사는 경험은 또 처음이었네요 ㅋㅋ...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다 쓸겁니다.
잎사귀가 넓적한 이태리 파슬리를 사용했는데요, 이게 시중에서는 참 구하기가 힘들어요... 필요할때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고는 합니다. 여러 업체에서 주문을 하다가 이번에는 이름만 듣던 만나 박스에서 처음으로 주문했는데, 싱싱하고 좋네요.
25g 다 쓸겁니다.
위의 목록은 어디까지나 '제가 사용한 재료'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께서 좋아하고, 가지고 계신 채소를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오랜 시간 끓일 것이니 너무 잘게 자를 필요없습니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손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칼에 몸을 맡기thㅔ요 그냥
샐러리는 진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넣어주세요!
마늘은 껍질을 벗길 필요없이 가로로 잘라줍니다.
보통 파슬리는 잎사귀만을 사용해서 장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채수를 우릴 때나 별도의 깊은 맛을 낼 때는 파슬리 줄기만한게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관상용'으로 취급할 재료가 아니었습니다.
파슬리도 대강 잘라 넣어주시는게 좋은데요, 저는 그냥 넣었네요 ㅎㅎ
많은 영상에서 특별히 물 양을 정하기보다는 재료가 잠길정도까지 물을 담으라고 하더군요. 아마 오래동안 졸여내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저는 5.5리터짜리 이중 파스타 솥을 이용했고 저 정도 재료에 물은 3.5리터~4리터 정도 받았네요.
물을 가득 채운 냄비는 강한 불로 한번 팔팔 끓인 이후에 중불 내지 중약불 정도로 낮춰서 보글보글 끓여주시면 됩니다. 끓이는 시간은 최소 2시간 생각했고, 실제로는 3시간 정도 끓였습니다. 레시피에 따라서는 5시간 이상을 끓이라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채소라서 그런지 오래 끓여도 문제는 없나봅니다.
3시간이 지나고나니 채수의 양은 대략 1리터 정도 줄어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재료랑 물을 지나치게 많이 담아서인지 팔팔 끓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넘쳐버렸더라구요... 에... 차라리 이중 구조를 사용하지말고, 큰 냄비에 할걸 그랬네요. 어쨌든 과욕은 금물이라는 큰 교훈과 함께 맛있는 채수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일주일에 글 하나만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까지 모든 코스를 완성하는게 목표라서 요리하랴 글쓰랴 하다보면 시간이 너무 부족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중간 과정은 간략하게나마 별도의 글로 준비했습니다.
간단히 정보를 조사해본 결과, 채수는 어머님들께서 이유식을 만들 때 사용하신다고도 해요. 이런 정성이 담긴 채수라면 그야말로 사골 국물 못지 않을 것 같네요! 여하튼, 이제 이 채수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러 가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2월30일 수정(사진 상하단부 검은 줄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