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아몬드 맛 쿠키
... 에 시달리는 저이지만 그래도 오븐을 놀릴 수는 없겠죠?
오늘 다룰 레시피는 다른 디저트에 곁들일 목적으로 간단히 만들어보았습니다. Amaretti(아마레띠)라는, 이름대로 생긴 것도 귀여운 쿠키인데요. 저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었던 것과는 달리, 서양 사람들은 커피, 특히 에스프레소와 잘 어울리는 쿠키로 즐긴다고 하더라고요.
제과 쪽에 통달하신 분들은 조금 있다 재료만 봐도 아시겠지만, 필요한 재료나 조리과정이 마카롱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실제로 아마레띠는 현재 우리가 익숙한 마카롱의 원형이 된 과자이기도 하고 '이탈리안 마카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네요.
다 떠나서, 조리과정이 매우 간단하고 맛이 괜찮습니다. 제과, 제빵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고 느껴오던 저도 '이 정도면 가끔 해 먹을 만한데?'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아마레띠 레시피를 한번 알아봅시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셔도 되겠습니다. 저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구입했어요.
다른 레시피를 참고했더니 아몬드 가루와 동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큰 차이는 아닌 듯싶지만 어쨌든 다음부터는 동량을 사용하려 합니다.
아몬드 가루를 구입한 제과 용품 매장에 가니까 있었습니다.
아몬드 엑스트랙트 대신 아몬드 향 리큐르인 아마레또(amaretto)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레또를 사용하실 경우에는 1/2 테이블스푼(7.5ml) 정도 사용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단 맛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소금을 쓰는 것 같네요. 생략하셔도 큰 문제는 없겠어요.
저는 뭔가 모자라 보여서 좀 더 썼는데요. 그래서 좀 짭짤하기는 했지만 먹을만했습니다. 진짜 딱 한 꼬집만 사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굽기 전에 살짝 뿌려 줄 슈가 파우더입니다. 믹서기로 설탕을 갈아주면 슈가파우더가 되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더라고요... 다음부터는 설치지 않고 사서 쓰겠습니다.
슈가 파우더 대신 우박 설탕(펄 슈가)을 써 주셔도 먹음직스럽게 잘 나옵니다.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반죽 만드는 과정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오븐을 예열시켜놓고 시작해도 되겠네요. 온도는 200도입니다.
이때까지는 몰랐습니다... 흰자 거품 내는 것이 그렇게 힘들 줄은...
... 으윽...
그래도 다행히 머랭 수준으로 거품을 올릴 필요는 없다고 하네요. 부피가 두배 정도 되고 질감이 바뀌는 수준까지만 쳐주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흰자가 'firm(단단한, 굳은)'할 때까지 거품을 올리라는 레시피도 많더라고요. 결론은, 기계를 씁시다...
설탕을 넣어주면서 거품기로 섞습니다. 완전히 섞일 때까지 잘 저어주고요.
이제는 도구를 주걱으로 바꿔서, 계란 흰자+설탕에 아몬드 가루를 넣어줍니다. 역시 골고루 잘 섞이도록 저어줍시다.
뭔가 서걱거리는 느낌이 좋아요.
그냥 넣어줍니다. 되게 쉽죠? 거의 뭐 조리라기보다 조립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마지막에 넣어준 재료까지 잘 섞이도록 주걱으로 반죽으로 이리저리 굴려주시면 반죽이 완성됩니다.
오븐 트레이에 종이 호일을 깔고, 손으로 반죽을 조금씩 떼어 동그랗게 굴려줍니다.
저렇게 모양이나 크기가 들쭉날쭉한 것이 홈 베이킹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구워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크기를 통일시켜주는 것은 모양도 모양이지만, 조리 시간을 동일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짤주머니라도 동원해보는 것으로...
오븐에 넣기 직전 슈가 파우더를 뿌려줍니다. 뭔가 허접해 보이네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크기가 제각각이어서 그런지 어떤 것은 색이 잘 나왔고 어떤 것은 색이 좀 어정쩡하게 나왔는데요. 전반적으로 맛은 꽤 좋았습니다.
바삭한 표면의 식감과는 달리 속은 정말 쫀득하더라고요. 달콤한 맛과 짙게 풍기는 아몬드 향이 두드러졌고, 생각보다 짠맛이 강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밤에 만들어서 계속 집어먹은 바람에 정작 커피랑 곁들여먹지는 못한 것이 아쉽네요... 조만간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다시 만들 것 같습니다!
베이킹이 무서운 이유는, 대충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파스타같은 요리를 하게 되면 딱히 계량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재료가 부족하거나 빠지더라도 허허 하면서 먹을 정도는 나오지만, 베이킹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요. 믿을 수 있는 레시피대로 확실하게 준비해서 철저하게 만들지 않으면 그야말로 망하거나 전혀 딴판인 결과물이 나올까봐 겁이 나서 잘 안하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의심 많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성격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베이킹을 할 때마다 좀 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성과 자기 확신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하고 느낍니다. 머잖아 또 그런 인격 수양을 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레시피를 마무리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