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멜론, 모짜렐라
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스팸 같은 제품들이 떠오르실 텐데요. 물론 그 친구들도 맛있기는 합니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햄은 비싸고, 맛있고, 자존감도 높일 수 있는, 육가공품입니다.
원래 햄(ham)이라는 이름 자체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인 다음 오랜 시간 건조해 만드는 식재료를 뜻한다네요. 이탈리아의 프로슈토(prosciutto)와 스페인의 하몬(jamón)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각각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햄이라는 뜻이랍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프로슈토는 식욕을 돋우는 안티파스토로, 간단한 술안주로, 아니면 요리의 재료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탈리아 요리의 핵심 재료 중 하나입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가장 익숙한 것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로 유명한 파르마 지방에서 생산되는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이고요, 그 때문에 단순히 파르마 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꽤 비싸기 때문에 자주 먹는 편은 아닌데요. 확실히 매력 있는 음식이기는 한 것 같아요. 일단 생으로 먹을 수 있어서 편하고, 짭짤한 맛과 향긋한 풍미가 몹시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스타에 사진 올려서 해쉬태그 달아주면 뭐가 있어 보이기까지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저와 여러분의 입맛과 자존감까지 챙겨줄, 간단한 프로슈토 플래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술안주로 딱이에요!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다양한 육가공품을 출시함으로써 선택지를 넓혀주고 있는 존쿡델리미트의 제품인데요. 제가 알던 프로슈토랑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되게 단단한 느낌이더라고요. 두껍게 썰어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조 과정에서 차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맛과 향은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았어요. 나중에 여유가 되면 더 비싼 것도 사 먹어 보면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워낙 경험이 없어서... 이렇다 저렇다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그렇네요.
후레시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시면 촉촉하니 좋습니다.
적당량을 다져서 준비해주세요.
요즘 멜론 제철이라서 그런지 가격도 좀 싼 것 같고, 쉽게 찾을 수 있더라고요. 참 맛있는 과일인데 어찌 먹기는 좀 부담스러우셨다면 이번 기회에 겸사겸사 사 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프로슈토와 멜론은 매우 고전적인 조합이죠. 멜론뿐만 아니라 무화과, 서양배를 곁들이는 경우도 많고요, 요즘은 망고도 프로슈토의 파트너로서 주목받는 듯합니다. 여러 가지 시도해보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오늘은 딱히 조리과정이랄 것이 없습니다.
대부분 재료 손질 과정이고 먹기 전 간단한 조립 과정만 거치면 즐기실 수 있으니까요, 편한 마음으로 살펴봅시다.
밑동과 꼭지 부분을 잘라 내어 평평하게 만들어줍니다.
평평한 단면을 이용해 멜론을 세우고 반으로 잘라주세요. 칼이 부드럽게 잘 들어가서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숟가락을 이용해서 씨를 발라줍니다. 살살 긁어내듯이 하면 깨끗하게 발라낼 수 있어요. 손으로 하셔도 될 만큼 쉬운 작업입니다.
이제는 멜론을 원하는 크기로 잘라주세요. 물론 멜론의 크기마다 다르겠지만, 8등분 정도로 해서 드시는 것이 좋아 보였어요. 저는 좀 욕심을 부려서 16등분까지 잘라보려고 했는데... 너무 얇아지는 바람에 부서지고 그랬습니다.
마지막 과정은 껍질을 잘라내는 것입니다. 잘라놓은 멜론 한쪽 끝부터 칼을 살~짝 넣으시면 됩니다. 멜론 과육을 보시면 껍질과 가까운 부분 색깔이 짙고 식감이 단단한 편이잖아요? 그 부분의 일부를 껍질과 함께 희생시킨다고 생각하고, 여유롭게 잘라내면 됩니다.
과육이 부드러운 만큼 칼이 쑥쑥 들어가는 경우가 있으니, 손 다치지 않게 유의해주세요!!!
딱히 손질이랄 것이 없네요. 프로슈토의 크기에 맞춰서, 먹기 좋게 잘라주세요.
바질과 파슬리는 그냥 적당히 다져주시면 되기 때문에, 따로 사진을 첨부하거나 하지는 않겠습니다.
기본적인 재료 손질은 끝났으니, 이제 프로슈토와 조합할 차례입니다. 먼저 모짜렐라를 이용해 볼 텐데요, 모짜렐라 치즈 위에 다진 허브를 적당량 올려놓고, 그대로 프로슈토로 돌돌 말아주시면 됩니다.
프로슈토의 크기, 또는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손질한 멜론을 준비합니다.
거기다가 그냥 프로슈토를 감아줍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슈토가 조금 더 길쭉하고 부드러웠으면 둘둘 감는 맛이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프로슈토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 혹은 비싼 값 주고 사서 본연의 맛만을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그냥 먹어도 보았습니다.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해 꾸민 뒤, 인스타와 브런치용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저 나무 도마는 당일 이케아에서 사 온 것인데(이케아 방문기는 곧 [쿠오바디스] 매거진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사이즈도 딱 좋고 아주 요긴하게 쓰네요.
프로슈토만 먹어도 맛은 좋았습니다만, 많이 집어먹기에는 좀 더 적응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네요. 동네 빵집에서 사가지고 온 치아바타랑 함께 먹으니 괜찮았습니다. 보통은 길쭉한 모양의 빵인 그리시니(grissini)에 둘둘 말아서 먹곤 하는데, 그리시니 만들 생각은 못했네요.
모짜렐라와의 조합은 향이 참 풍부하기는 했는데, 맛은 약간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멜론이랑 곁들인 것은 아주 깔끔했네요. 확실히 과일이랑 곁들이는 게 먹기 훨씬 편한 것 같아요, 달콤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하고, 프로슈토의 맛을 받아들이기도 쉬워서요. 다음에는 망고나 복숭아 같은 다양한 과일과 매칭 시켜봐야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었네요. 덥고 찝찝해서 밖에 나가기 부담스러울 때, 집에서 간단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프로슈토와 친구들을 찾아주세요. 술 한잔에 맛있는 안주만 있으면 지루한 장마철도 금방 지나갈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