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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부엉씨 Apr 20. 2018

시저 샐러드

한번 드셔보시저

거 패밀리 레스토랑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무렵 어딘가 가서 시저 샐러드를 먹은 기억이 나네요. 외국에서는 엄청 인기가 많은 샐러드인지, 막상 한국에서는 접할 기회가 많이 없음에도 이름은 익숙하게 많이 들어 본 샐러드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샐러드는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고요,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시저 카디니가 1924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 레시피가 개발된 장소가 미국이 아닌 멕시코라는 것인데요, 당시 카디니 씨는 미국의 금주법을 피해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시저 샐러드의 인기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1953년 세계 미식가 협회에서 시저 샐러드를 '지난 50년 동안 미국인이 만든 가장 훌륭한 요리'로 선정했다고 하네요. 제가 먹어보니 그럴만한 것도 같고요, 한국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아서 한번 드셔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대략 2~3인분)


시저 샐러드는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이뤄집니다.


1. 크루통


(1)빵 적당량

저는 직접 구운 빵을 사용했는데, 그냥 식빵을 쓰셔도 좋습니다. 식빵 서너 장을 한입 크기로 잘라서 사용해 주세요.


(2)올리브 오일 적당량

1 테이블스푼 정도 사용했습니다.


(3)소금, 후추 적당량


2. 샐러드


(1)로메인 상추

로마인들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이름이 로메인이라고 하네요. 샐러드에 많이 쓰는 채소입니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참 좋죠. 두 개 썼습니다.


세심한 분들은 겉 잎사귀를 좀 떼어내고 단단한 속잎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저는 그냥 뭐 집에서 대충 만들어 먹는 거라서 다 썼어요.


(2)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3. 시저 드레싱


(1)달걀노른자

1개입니다.


(2)레몬즙

저는 레몬 크기가 작아서 레몬 반개 분량이긴 한데 레몬 크기가 큼지막하다면 1/4개 분량을 쓰시면 될 것 같아요.


(3)소금

1/8 티스푼 사용했습니다. 계량스푼이 없는 분이라면 (한 묶음 사시길 권하고 싶지만...) 한 꼬집 정도 사용하시면 되겠네요.


(4)마늘

이 또한 마늘의 알 크기에 따라서 다르긴 합니다만, 일반적인 경우 반 개를 다져서 쓰시면 되겠습니다.


(5)앤초비

앤초비 필레를 다져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앤초비 필레가 접근성이나 가격 면에서 좀 부담스러운 식재료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쓰기 편한 '앤초비 페이스트'를 추천드려요. 이건 은근히 구하기가 쉽고 보관도 용이해서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생각되네요.


(6)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사실 정확한 계량으로 따지면 90ml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착오를 일으켜서 그 두 배인 180ml를 사용했는데요, 어떻게 드레싱처럼 나오기는 하더라고요;; 이래서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야...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1. 크루통 만들기


준비한 빵에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를 뿌리고 골고루 잘 섞어줍니다.


베이킹 팬에 넓게 펼쳐놓고 섭씨 200도 오븐에서 10~15분 구워줍니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걸 오븐에 넣어 놓은 채 로메인 상추 손질하고, 드레싱 만들고 하면 시간이 얼추 맞을 것 같네요.


다만 가정별로 오븐의 성능이나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크루통이 너무 타거나 골고루 구워지는지 등은 수시로 확인을 해줍시다.

완성된 크루통의 모습


2. 로메인 손질하기


로메인을 적당한 크기로 썰고, 물에 헹군 뒤 채소 탈수기 등의 방법을 이용해서 물기를 잘 빼줍니다.


3. 시저 드레싱 만들기


조금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널리 알려진 시저 드레싱은 기본적으로 마요네즈에 마늘, 앤초비를 더한 형태인데요, 시판용 마요네즈에 그냥 마늘과 앤초비를 더해주는 레시피도 있긴 합니다만 저는 뭔가 있는 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요네즈를 만드는 게 좀 까다롭거든요. 힘을 쓰면서도 힘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뭔 소린지...) 일단 한번 보시죠.


(1)기초 재료 섞기


달걀노른자, 레몬즙, 소금을 넣고 한번 풀어줍니다.


앤초비와 다진 마늘도 넣고 한번 더 풀어줍니다.


(2)올리브오일


이제 한 손으로는 올리브 오일을 아주 가는 줄기로 지속적으로 넣어주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거품기로 빠르게 휘저어줍니다.


이 과정은 섞이질 않는 물(이 경우 레몬즙)과 기름을 '특별한 친구'(이 경우 달걀노른자)와 함께 섞어서 완벽한 하나로 만드는 것인데요. 이것을 유화(emulsion)라고 부르고, '특별한 친구'를 유화제(emulsifier)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뭐 그것까지 알아야 되나 싶지만 추가적인 정보 검색을 원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 언급합니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기름과 물이 분리되지 않고 잘 섞이려면 기름을 서서히 넣어주면서 섞어야 한대요. 한 손으로는 거품기를 격렬하게 사용하면서 기름 줄기를 가늘게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너무 강박을 갖지는 않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힘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얼추 잘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올리브 오일 계량 실수로 양을 두배로 썼는데도 분리되지 않고 모양은 잘 나왔습니다. 다만 맛이 좀 다르겠죠?


거품기가 좀 힘들다고 느껴지시는 분은 재료를 길쭉하고 움푹한 용기에 담고 핸드블렌더를 사용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면 기름 줄기를 가늘게 유지하는 것도 한층 수월할 듯합니다. 저도 다음에는 그냥 그렇게 하려고요.


(3)간 맞추기


소금과 앤초비가 들어가서 간은 충분했습니다. 후추를 조금만 넣어주시면 소스도 완성이겠네요.


4. 조립하기


드레싱이 완성되면 끝입니다.


로메인 상추 적당량에 드레싱 적당량을 버무려 주시고, 그 위에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적당량을 갈아 얹으신 다음 한번 더 섞어주세요. 마지막으로 크루통 적당량을 올린 뒤 한번 더 섞어주시면 완성입니다.


자꾸 적당량 적당량 그래서 짜증 나실 수도 있겠지마는... 그냥 입맛에 맞게 찾아가시는 수밖에 없어요. 본인이 직접 요리해먹는 일의 묘미가 또 그것 아니겠습니까!?



먹어봅시다.


적당량(...)을 그릇에 따로 담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좀 더 올려주면 1인분 뚝딱이네요.


마늘과 앤초비 맛의 존재감이 꽤 강합니다. 달짝지근하고 짭짤하고 묘한 풍미가 느껴져서 아주 중독성이 강해요. 아마 올리브오일 양을 제대로 넣었다면(저는 두배를 넣었으니...) 더 강렬한 드레싱 맛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좀 순하게 드시고 싶은 분들은 제가 계량한 대로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바삭바삭한 크루통과 아삭아삭한 로메인 상추의 식감도 만족스럽습니다. 크루통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시저 샐러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샐러드와 수프 등에 활용하실 수 있으니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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