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부엉씨 Apr 28. 2018

카프레제 샐러드

쉽지만 쉽지 않은 샐러드

제 브런치 첫 번째 레시피가 카프레제 샐러드였습니다만 샐러드에 특화된 매거진을 운영하게 된 만큼 이 샐러드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카프레제 샐러드는 색감이 참 좋은 샐러드입니다. 특별히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느낄 수 있죠. 밝고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면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져요.


바질, 모짜렐라, 그리고 토마토의 색은 이탈리아 국기의 색깔이기도 한데요(초록색+흰색+빨간색) 색깔뿐만 아니라 이 샐러드에 사용되는 재료들 자체도 우리가 '이탈리아 요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한 재료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탈리아'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요리라서 이탈리아 민족주의나 통일 과정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나 싶었는데 그런 것은 못 찾았네요.


그 외에도 이 샐러드의 유래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 듯합니다. 이름을 그대로 직역하면 '카프리섬의 샐러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카프리섬에 얽힌 특별한 전설이나 이야기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맛있어서 먹는 건가 봐요. 아닌 게 아니라 피자 마르게리타에도 이 샐러드의 재료 조합이 그대로 사용되니까요.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대략 3~4인분)


1. 토마토

한국에서 나오는 토마토 품종은 서양 토마토보다 맛이 좀 순하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소스 등을 만들 때는 항상 통조림 토마토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생식용은 그럴 수가 없죠. 아쉬운 대로 그냥 마트서 사다가 썼어요.


'짭짤이 토마토'가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색깔이 녹색이거나 어두운 것이 많고 크기가 좀 작아서 잘 어울릴지는 잘... 일반 토마토처럼 시뻘겋고 큼직한 '짭짤이 토마토'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2. 바질

마트에서 10g씩 묶어서 팩으로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번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서 허브 구하기 참 힘들어요~~~


3. 모짜렐라 치즈

가정에서 먹기에는 5천 원~1만 원 대 상품이 좋습니다.


가벼운 1,2인분으로는 5천 원대 제품도 괜찮고요, 약간 고급지게 먹겠다 싶으신 분들은 7~8천 원대에 판매되는 버팔로 모짜렐라를 사용하시면 가장 좋을 것 같네요. 버팔로 모짜렐라의 경우에는 써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아마 저 가격에 1~2분 정도 될 겁니다.


저는 혼자 먹을 것인데도 3~4인분 정도 되는 제품을 구입해서, 사진에 보이는 저게 만원 정도 되는 제품입니다. 생각한 것만큼 잘랐을 때 단면이 넓진 않았지만 양은 꽤 많았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생(후레시/프레시) 모짜렐라를 구입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식감이나 맛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4.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5. 말린 오레가노


6. 소금, 후추


4~6번은 드레싱입니다. 발사믹 식초나 레몬즙을 더해주는 경우도 있긴 하더라고요. 기호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꼭 써야 할 필요를 못 느껴서 안 썼습니다. 식초류를 안 쓰는 경우도 많아서요.



조리과정을 알아봅시다.


1. 적당히 잘라 넣기


말 그대로인데요, 그냥 먹고 싶은 대로 재료를 썰어 넣으시면 돼요. 일반적으로는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동그랗게 슬라이스 해서 바질과 함께 번갈아가며 놓아 플레이팅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혼자 먹을 건데 뭐 멋 낼 필요도 없고 해서 한입 크기로 편하게 잘랐습니다. 토마토는 4등분 한 다음 두툼하게 잘라 8등분으로 준비했습니다.


모짜렐라의 경우에는 따로 칼을 댈 필요 없도록 동그란 덩이로 나눠져서 나왔더라고요. 왼쪽 사진에 나눠진 모습이 보이시죠?


잘려 나왔다고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조금 크기가 큰 것 같아서 손으로 한번 찢어줬습니다.


바질도 잎사귀 크기가 너무 큰 것은 한번 찢어줬어요.


2. 드레싱 섞기


위 사진에 보이는 것(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말린 오레가노)들을, 1번에서 만든 것에다가 적당히 뿌리시면 됩니다.


뿌리고 잘 섞어주세요.


끝났습니다.


식초류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뭐 굳이 비네그레트를 만들거나 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요. 올리브오일 대강 뿌리고 식초도 대강 뿌려주세요.




실제로 이게 끝인데요. 올리브 오일의 향을 살짝 느끼면서 입에 넣으면 달콤하고 감칠맛 나는 토마토와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바질, 오레가노 등의 향이 머리통을 가득 채웁니다. 재료들의 다양한 식감을 느껴보는 것도 재밌어요.


조리과정을 보면 정말 쉬워 보이지만 이 글의 부제에 적어놓았듯이 사실 쉽지만은 않은 레시피입니다. 특별한 과정이 없는 만큼 '충분히 맛있는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말이죠.


앞서 재료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토마토도 뭔가 어정쩡하고... 모짜렐라 치즈를 좋은 걸 쓰자니 단가가 올라가고(사실 샐러드 한번 만드는데 5천 원도 그리 편한 가격은 아니죠) 생허브는 가격도 가격인데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서는 서울 한가운데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다 해도 생으로 된 재료다 보니 한꺼번에 많이 사둘 수도 없고요.


물론 제가 한 것처럼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어찌어찌 만들어 먹어도 맛있긴 해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카프레제 샐러드를 전채요리나 사이드 디쉬 격으로 많이들 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간단한 술안주나 다이어트 식사로 종종 활용하는 편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드셔 보세요! 될 수 있으면 비싼 재료로요! 돈 많이 법시다 여러분!

매거진의 이전글 시저 샐러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