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케이크 샷

오늘은 헤이즐넛 리큐어(liqueur)인 프란젤리코를 소진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칵테일 레시피를 가져왔다. 옛날에 필요해서 사둔 프란젤리코를 도저히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서 특별히 기획한 것이다. 따라서 당신에게 프란젤리코가 없거나, 이 특별한 칵테일 레시피를 맛볼 생각이 전혀 없다면 이 포스팅에는 관심을 꺼도 좋겠다.

프란젤리코는 수입 주류 파는 곳에서 아마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남대문 가서 샀음.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현금으로 3만 원인가 4만 원인가 줬었던 것 같다.

그런데 '초콜릿 케이크 샷'을 만들려면 한 종류의 술이 더 필요하다. 바닐라 향의 보드카다. 이게 얼핏 생각하면 흔할 것 같은데 그리 흔하지 않아서 찾는데 애를 먹었다. 또 남대문을 가긴 귀찮아서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의 주류 매장에 들러 구입했다. 가격은 3만 3000원인가... 왠지 혹 떼려다 혹 붙인 기분이긴 하지만...

참고로 바닐라 향 보드카가 아닌 시트러스 향 보드카를 사용해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맛은 바닐라 향을 쓴 쪽 맛이 더 좋다고.

두 종류의 술이 준비됐으면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수월하다. 레몬을 빨아먹기 좋게 썰고 한 조각 집어서 설탕을 넉넉하게 묻힌다.

프란젤리코와 (바닐라 향) 보드카를 1:1 비율로 섞는다. 보통 0.5 온스 씩 해서 1온스 잔에 담는데, 많은 사람들이 마실 경우 계량컵 같은 데다 넉넉하게 만들어서 나눠 마셔도 된다.

섞은 술을 원샷 한 뒤 재빨리 설탕 묻힌 레몬을 빨아먹는다.

신기하게도 정말 초콜릿 케이크 같은 맛이 난다. 꽤 맛있어서 당황스러울 정도.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술이 독하진 않다. 신기해서 두 잔을 연거푸 마셨는데 양이 많질 않아서인지 취하거나 하진 않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계속 마시거나 하다간 확 취할 수도 있을 듯...

필요한 술을 사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좀 많이 들어서 그렇긴 해도 친구들이랑 놀 때 만들어주면 완전 다들 신기해하고 좋아할 것 같은 느낌. 소위 '인싸템'이 될 것이 확실한 술이니 한 번 먹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