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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Nov 10. 2022

깊은 가을밤엔 이 음악

Patricia Kaas & Jeremy Irons - If You Go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남과 여>는 클로드 를루슈 감독의 대표작이죠. 29살에 아카데미 외국영화상과 칸느 영화제 대상을 받았기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 후로는 천재성이 사라졌기에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80살이 넘은 나이가 되었지만 2002년 6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 태어났습니다. 흥행이란 면에서는 별 볼일이 없었지만 저는 감동 있게 본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제레미 아이언스와 파트리샤 카스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영화 ‘LadiLes And Gentlemen'(2002) 의 특징을 한 단어로 줄이면 나른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제레미 아이언스 때문입니다. 언제나 졸린 듯한 표정에 지성인의 고뇌를 풍기는 노년의 모습은 멋이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는 기품이 있는 도둑 발렌틴으로 변신합니다. 완벽한 변장과 두뇌만으로 보석상을 털며 성공과 부를 이루었지만 


과연 이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란 삶의 회의와 죄책감으로 괴로워합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LadiLes And Gentlemen‘ 이라 명명한 요트를 타고 목적지 없는 세계 일주에 나섭니다.



로맨스 영화에서는 반드시 이 남자에게 걸맞은 여주인공이 등장하죠. 그녀에게도 상처가 있어야 하고…… 

그녀가 바로 제인으로 분한 파트리샤 카스(Patricia Kaas)입니다. 가장 친했던 동료 가수와 자신의 애인이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 제인은 깊은 절망을 하며 사랑을 부정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모로코에 가게 된 제인은 자신이 묵고 있던 한 호텔 바에서 노래하는데 진심 어린 표정으로 손뼉을 치며 좋아하는 발렌틴과 눈이 마주치게 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데 ‘부분 기억 상실증’이란 공통된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진한 키스를 하고 천일야화처럼 깊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발렌틴은 기억하지 못하죠. 병이 두 사람의 사랑을 키워주는 촉매제가 되고 이때부터 영화는 건조한 모로코 사막을 횡단하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게 이루어지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 ‘LadiLes And Gentlemen’에는 제인(Patricia Kaas)이 타고 있었을까요?!!



사막이라는 건조한 배경, 삶의 공허함으로 가득한 제레미 아이언스와 파트리샤 카스의 지쳐있는 표정. 거기에 나른함으로 포장된 OST 등 야릇한 매력으로 가득한 영화였는데 백미는 그녀의 노래랍니다. 야밤에 홀로 깨어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이 움직이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람이 있답니다. 특히 20대 시절에 많이 들었던 Terry Jacks의 ‘If You Go Away’를 그녀가 자신만의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는데 영화 속의 주요한 장면들이 배경으로 깔리기에 모로코의 건조한 사막을 건너고 싶은 열망이 생기는군요.



배경 음악은 

Patricia Kaas & Jeremy Irons - If You Go Away


https://youtu.be/gKUHc_kn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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