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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일 Jan 13. 2023

3박 4일 후쿠오카, 유후인 여행기

1. 여행의 계기와 준비

9월쯤인가?
딸 아이가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엄마 환갑이야기가 나왔다. 아내가 올 4월이면 환갑을 맞기에 아들과 딸이 가족여행을 하자고 한다.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비다. 아이들과 몇 번 여행을 다녔기에 어떤 여행을 하는지 알고 있다.

“여행에서만큼은 돈을 아까와 하지 말고 풍족하게 쓰자”
는 것이 아이들의 기본적인 여행 콘셉트다. 숙소는 고급스럽고,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

문제는 여행 경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인데 아들이 입을 열었다.
“아빠 환갑 때는 누나가 모든 경비를 냈으니까 이번엔 내가 부담할게. 마침 성과보수로 받은 돈과 최우수사원으로 선정돼 받은 상금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딸 아이가 “그럼 숙소 경비는 내가 낼게”
아내가 이어 “내가 찬조할게”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저녁 한 끼는 아빠가 살게”

이렇게 해서 어렵지 않게 경비가 마련이 되었고

딸 아이가
“겨울이니까 엄마, 아빠가 쉬면서 온천욕 하기 좋은 후쿠오카와 유후인으로 여행을 하면 어때?”

모두 좋다고 해서 유후인 2박, 후쿠오카 1박으로 여행지가 결정되었고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연가를 내어 관광한다는 대략적 계획을 세웠다. 일본 여행 자유화가 된 후 아들은 비행기표를 예매하기 위해 수시로 항공권을 알아보았고, 딸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장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제주항공으로 결정했고, 숙박시설은 호텔 두 곳과 료칸 한곳을 예약했다. 유후인의 3대 료칸으로 불리는 바이엔은 1박에 90만 원이나 되는 비싼 곳이지만 3개월 전부터 예약이 끝나 숙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딸은 엄마, 아빠 호강시키려고 거의 매일 “빈방이 없나?”를 찾은 모양이다. 어느 날 카톡이 왔는데 누가 예약을 철회해 1박 할 수 있다며 좋아한다. 또 하나 후쿠오카에 있는 유명한 곱창전골집이 있는데 한국인들도 거의 모르는 곳인데 한 달 전에 예약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여행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숙소와 맛집이 결정되었다.
본인도 유튜브에 들어가 유후인과 후쿠오카의 관광지를 검색했는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관광지 중 2위인데 이유는 쇼핑과 맛집의 천국이기 때문이란다. 노인네야 주는 대로 먹으면 되기에 별 관심이 없는데 온천마을로 불리는 유후인은 감성적이고 슬로시티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빨리 가 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있다.

드디어 여행 전날
짐을 꾸리면서 가장 먼저 자신이 먹는 약을 챙겼다. 혈압과 고지혈증 약과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기면서 드는 슬픈 생각은 나이가 들었구나. ㅠㅠ
짧은 순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여행이 주는 기쁨이다.
12시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부터 시작될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나이를 떠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창 시절의 그 모습과 같다.


배경음악은

볼빨간사춘기의 'Travel'(여행) 입니다.

https://youtu.be/xRbPAVnqt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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