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일 Oct 24. 2023

내 마음이 심쿵

영화 '맘마미아 2' 리뷰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


이 한 문장이 영화의 주제라 할 수 있다졸업생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도나(릴리 제임스)는 지루하고 판에 박은 듯한 답사 대신 When I kissed the teacher를 부르며 멋진 춤과 함께 졸업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선생님에게 키스하고 싶다.”라는 노랫말처럼 도나는 주어진 삶이 아니라 도발적이고 충동적인 삶을 통한 자아 찾기에 나선다그녀의 선택은 누구나 꿈꾸는 파리를 거쳐 그리스에 정착한다이때 3명의 남자와 하룻밤을 즐기는데 이들이 바로 맘마미아 1편에 등장했던 샘(피어스 브로스넌), 해리(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스가드)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놓은 도나의 애정행각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지만영화는 무슨 문제가 있어?”라며 깔끔하게 넘어간다. 이렇게 맘마미아 2는 도나가 어떻게 세 남자를 만나 소피를 출산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주된 줄거리다. 여기에 도나가 사망한 뒤 1엄마를 추억하며 그녀가 남긴 호텔을 '호텔 벨라 도나'로 개축한 소피가 3명의 아빠에게 초대장을 보내며 다시 모이는 현실을 보여준다조금만 한눈팔면 도나와 소피가 번갈아 등장하기에 약간의 헷갈림이 있을 수도 있다.



보통의 영화는 서사가 중심이 되지만 뮤지컬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노래와 춤아름다운 배경이 주가 되기에 머리보다는 눈과 귀를 통한 자신의 감성이 호강하는 영화다. 여기에 리듬에 맞춰 약간의 몸동작도 가미할 수 있기에 이런 장르의 영화는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행복해라는 감탄사로 끝나게 된다맘마미아 2가 좋은 영화라고 기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순간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으므로...” 

더군다나 젊음의 한때를 ABBA와 함께 보낸 추억을 가지고 있다면 가슴속에 숨겨 두었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를 꺼내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하는데 음악의 힘이다.


맘마미아 2에서도 ABBA의 명곡들이 영화 속의 장면을 빛내고 있는데 특히 주연을 맡은 도나 역의 (릴리 제임스)가 부르는 곡들이 절반을 넘기에 1편에서 메릴 스트립이나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좋아한 관객이라면 조금 아쉬움이 있을 수 있는데 릴리 제임스의 노래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수많은 음악가와 배우들을 배출한 영국의 '길드홀 음악 연극 학교출신이기 때문이다그녀가 ‘I Have a Dream’을 부를 때 눈가가 촉촉해지는 이유도 ABBA의 원곡과 거의 흡사하게 힘 빼고 담담하게 부르는 모습이 가슴으로 스며드는데 노래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지요란 가사가 주는 힘을 아는 까닭이다.



가장 심쿵한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셰어(Cher)의 모습이다

도나만큼이나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던 셰어는 노래보다는 스캔들 메이커로서의 역량이 더 화려했기에 잊히지 않는 가수 겸 배우다가수보다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그녀는 문스트럭으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았고 칸 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받았지만그녀의 영화를 본 기억이 없기에 짧은 장면이지만 전설을 본다는 짧은 설렘이 있었다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치장한 그녀는 카리스마로 자신을 치장했는데 73세의 나이에도 매력적이라는 것이다.(지금은 77세) 셰어가 'Fernando'를 부르며 층계를 내려오는데 그녀의 눈길이 Fernando(앤디 가르시아)에게 머문다영화의 첫머리에 앤디 가르시아가 등장했을 때 영화에서 많이 본 얼굴이다 “ 생각을 했는데 도통 기억이 헷갈렸다근데 셰어와 함께 2 중창을 부를 때 앤디 가르시아다 “ 란 짧은 탄성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이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고 교훈도 있다소피가 엄마 도나를 그리워하며 자신도 엄마와 같은 삶을 시작하기에 부모의 관점에서 딸아들 생각도 많이 난다. 난 자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


맘마미아 2는 생각보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볼 수 있는 영화다

가보지 못한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이 있고젊음의 한때를 아름답게 기억하고 감성을 예쁘게 만드는 ABBA의 노래가 있기 때문이다. ‘힐링이란 단어너무 남발되어 가치를 잃어버렸지만 분명히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힐링의 참 의미를 알게 하기에 충분하다.


반가운 소식 하나는 '맘마미아 3'이 제작되는 모양이다. 그것도 죽은 메릴스트립이 돌아온다고 한다. 



배경음악은 


Mamma Mia! 중에서

Here We Go Again - 'Fernando'입니다. 


https://youtu.be/BLY6HkRuGTY?si=t5g_9gBXeL2YGKud




매거진의 이전글 짧은 만남, 긴 여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